문재인 대통령이 ‘재개발 건물 매입’ 논란으로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후임으로 고민정(40) 부대변인을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아나운서 출신의 여성 대변인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권 3년차 국정 연속성을 고려함과 동시에, 여성 인재를 중용하는 문 대통령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 대변인에 고민정 부대변인을 임명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로, 그동안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뛰어나고 충실하게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고 대변인을 만나 “당당하고 자신 있게 하라. 내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대변인은 분당고와 경희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으며 KBS 아나운서로 활동하다 지난 2017년 1월 퇴사했다. 이후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대선 캠프에 몸담았고 선거 기간에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을 지냈다. 문재인 캠프에서 정치인이 아닌 일반인 인재로 영입된 1호 인사라는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에서는 페이스북 라이브방송 등을 통해 대국민 소통 역할을 했고 대통령의 주요 외부 행사에서 ‘단골 사회자’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달 중앙아시아 순방부터는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담당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대부분의 대통령 일정을 함께하고 국정운영 방향을 전하는 막중한 자리다. 고 대변인은 “논쟁보다는 이해시키고 설득시킬 수 있는 대변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신임 대변인 후보로 언론인 출신 또는 공보 경력이 있는 내부 비서관들을 비롯해 현직 언론인들까지 폭넓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대변인이 물의를 일으켜 사퇴하고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여론의 주목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후보자를 찾는 데도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