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미일 무역협정에 환율 조항을 넣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전날 미 워싱턴DC에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만나 이같이 제안했다. 환율 조항은 수출확대를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보고 새 무역협정에 환율 조항을 명문화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소 재무상은 “무역정책과 환율을 연결하는 논의에는 찬성할 수 없다”며 무역협정과 외환 문제는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은 일본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자동차와 농업·서비스 분야 등이 쟁점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환율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6일 열릴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편으로 환율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서도 무역협정 본문에 환율 문제와 관련한 조항을 담았다.
다만 환율 문제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다 주권과도 연관돼 일본의 반발이 작지 않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금융정책의 손발을 묶는, 국익을 해치는 협상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