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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적용에 '스텐트 일체형 폐동맥판막' 시술 본격화

세브란스병원 최재영·정세용 교수

본인부담 약 4,500만원서 크게 줄어

10~15년마다 수술 부담서도 해방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최재영·정세용 교수팀은 지난 9~10일 5명의 20~30대 선천성 심장병 환자에게 ‘스텐트(금속망) 일체형 폐동맥 인공판막’을 넣어주는 시술을 했다. 개흉수술로 꿰매준 폐동맥 인공판막의 수명이 다해 전 같으면 재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4,500만원가량 하던 스텐트 일체형 제품에 대해서도 최근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줄자 대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이 제품은 사타구니쪽 혈관을 통해 접힌 상태의 일체형 제품과 풍선을 밀어넣은 뒤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어 스텐트를 펼쳐 고정시킨다.

5명 모두 우심실 비대, 폐동맥 입구가 좁거나 좌우심실 중간벽에 구멍이 나는 등 네 가지 문제가 겹친 ‘팔로 4증후’ 환자들이다. 이들은 폐에서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입술·손발톱 등이 푸른 빛을 띠고 숨을 가쁘게 쉬거나 실신까지 하는 청색증이 오기 쉽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는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폐동맥판막 교체 중재시술에 성공했다. 이번엔 어렸을 때 작은 인공판막을 수술로 꿰매준 환자에게 초고압 풍선으로 직경 2.2~2.4㎝의 스텐트 일체형 인공판막을 끼워넣을 공간을 마련하는 기술적 진보도 이뤄냈다.


온몸을 돌고 심장으로 돌아온 혈액은 폐동맥을 거쳐 폐에서 산소를 충전한다. 그런데 심장과 폐동맥의 경계에 있는 폐동맥판막이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면 오른쪽 심장이 무리해가며 더욱 강하게 펌프질 하느라 비대해진다. 심하면 호흡곤란·현기증·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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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정세용(왼쪽부터)·최재영 교수가 선천성 심장병 환자에게 스텐트 일체형 폐동맥 인공판막 교체 기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정세용(왼쪽부터)·최재영 교수가 선천성 심장병 환자에게 스텐트 일체형 폐동맥 인공판막 교체 기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


그래서 수명이 10~15년 안팎인 인공판막으로 교체해야 한다. 선천성 심장병 환자들이 그 때마다 교체수술을 하는 건 경제적·신체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환자의 심장병 진행양상과 예기치 못한 합병증으로 인공판막 교체주기가 빨라질 수 있고, 반복적인 수술에 따른 위험도 증가한다. 비용부담 등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우심실이 커지고 심부전·부정맥 등 중증 합병증으로 돌연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텐트 일체형 폐동맥 인공판막 제품에 대해서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됨에 따라 이런 경제적 부담과 위험을 상당부분 덜 수 있게 됐다. 시술 후 3~5일(수술은 10~14일)만에 퇴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시술에는 2~3시간이 걸린다.

최 교수는 “건강보험이 제한적으로 인정돼 아쉬움이 있다”며 “높은 안전성과 환자 편익 등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쌓아 건강보험 급여 확대 근거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 교수는 “스텐트 일체형 제품에 대한 건보 적용을 기다리다 상태가 안 좋아져 수술을 받은 환자도 있다”며 “일체형 인공판막을 설치할 폐동맥 부위 주변으로 (심장근육에 산소·영양이 담긴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지나가 관상동맥이 눌릴 위험이 있는 환자 등에겐 시술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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