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신하균 "장애인도 똑같은 욕망 지닌 사람… 색다른 시선 마음에 끌렸죠"

■5월1일 개봉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실화 바탕 영화서 지체장애인 '세하'역 맡아

"휠체어 위에서만 연기, 감정 표현에 세심한 노력"

배우 신하균. /사진제공=NEW배우 신하균. /사진제공=NEW



신하균(45·사진)은 연기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배우다. 순진무구한 청년부터 광기 서린 냉혈한까지 어떤 배역을 맡아도 캐릭터와 하나가 된 듯 생생한 연기를 펼쳐 보인다. 그런 신하균이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형과 아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를 들고 돌아온다. 신하균은 1일 개봉한 이 영화에서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여린 진심을 품은 지체장애인 세하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하균은 “이번 신작은 장애인 캐릭터를 우리와 똑같은 욕망을 지닌 사람으로 그리고 있다”며 “관객의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장애인을 불쌍한 인물로만 묘사하는 기존 영화의 관습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로 장애인들을 만나 보니 그들은 본인이 힘들고 불편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고 살아가더라”며 “장애인은 무조건 힘든 삶을 살 것이라고 단정하는 우리의 편견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신하균이 연기한 세하는 비상한 두뇌에도 불구하고 전신이 마비된 탓에 늘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20년 동안 같은 사회복지 시설에서 함께 자란 동생 동구(이광수분)는 몸도 건장하고 수영 실력도 출중하지만 생각은 다섯 살 꼬마에서 멈춰버린 지적장애인이다. 어느 날 두 사람이 머무는 시설이 자치구의 보조금 지원 중단으로 폐쇄될 위기에 처하면서 ‘특별한 형제’는 머리를 맞대고 함께 살아 나갈 방도를 모색한다. 구청의 수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업 준비생 미현(이솜분)이 따뜻한 마음씨로 이들 형제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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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하균. /사진제공=NEW배우 신하균. /사진제공=NEW


신하균은 영화 내내 휠체어에 앉은 채로 오직 눈빛과 표정·대사만으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그는 “2002년 작품인 ‘복수의 나의 것’에서 청각 장애인 역할을 한 번 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역할이라는 점이 달랐다”며 “결국 관객이 보는 건 ‘목 위의 얼굴’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서 감정 표현에 어느 때보다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달마야, 서울 가자’ ‘방가? 방가!’ 등을 연출한 육상효 감독이 만든 이번 영화는 실화를 토대로 했다. 광주의 한 복지 시설에서 10년 넘게 같이 자란 지체장애인 최승규씨와 지적장애인 박종렬씨의 이야기를 영화로 재구성했다. 신하균은 “이번 작품 시사회 때 세하의 모델이 된 최씨를 처음 만나 뵙고 인사드렸다”며 “장애인의 이야기를 밝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에 깊이 공감해줘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광수와 이솜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신하균은 “이광수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봤던 이미지와 달리 과묵하고 진지한 청년이어서 많이 놀랐다”며 “촬영 현장에서의 집중력도 굉장해서 선배임에도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취업 준비생으로 나오는 미현은 곧 관객의 시각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솜의 영리한 연기가 관객과 장애인 캐릭터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배우 신하균. /사진제공=NEW배우 신하균. /사진제공=NEW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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