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시리아 난민들의 노동을 착취해 헤이즐넛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 헤이즐넛의 70%를 생산하는 터키의 헤이즐넛 농장에서 시리아 난민들은 하루 평균 12시간 일한 대가로 1만원에 못 미치는 일당을 받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 농장에서 일하는 시리아 난민들은 대략 20만명으로 추정되며 그중에는 어린아이들도 포함됐다고 NYT는 전했다.
시리아 난민 무함마드 루다니는 NYT에 “중개인은 아버지에게 하루 80∼100리라(약 1만5,600원∼1만9,600원)를 준다고 말했지만, 막상 농장에 가니까 하루에 50리라(약 9,800원)만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헤이즐넛 농장에서 시리아 난민들은 일주일 내내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12시간 가까이 헤이즐넛을 따서 자루에 담는 일을 하거나 무게가 50㎏에 달하는 헤이즐넛 자루를 산에서 트럭까지 옮기는 일을 한다.
시리아 난민 대부분은 근로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일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안전 규정이나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 터키법상 50인 미만의 소규모 농업 사업장은 노동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근로 허가를 받았다 하더라도 중개인이 떼어가는 수수료도 문제다. 중개인들은 살길이 막막해진 시리아 난민들을 농장과 연결해주고 그 대가로 임금의 평균 10% 이상을 수수료로 받는다.
터키에서 생산된 헤이즐넛은 누텔라, 페레로 로셰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기업 페레로나 고디바 초콜릿 모회사인 터키 일디즈 등 제과 회사에 주로 판매된다. 이에 따라 시리아 난민의 노동 착취 종착지가 이 식품 대기업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페레로는 시리아 난민 노동착취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이메일 답변에서 “페레로는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노동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