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공유가 규제로 인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과 달리 전동킥보드 등 1인 이동수단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연말까지 각각 2만~3만대 가량의 전동 킥보드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는데 이어 카카오(035720)모빌리티와 쏘카 등 기존 모빌리티 업체들도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행 안전이나 주차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스타트업 피유엠피(PUMP)는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동킥보드 씽씽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씽씽은 지난달 말부터 서울 강남 지역에서 무료로 시범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달 정식 출시 이후 연말까지 서울·수도권에 3만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음식배달·심부름 제공서비스 ‘띵동’과의 협업으로 띵동 소속 메신저(배달원)가 배터리 교체, 제품 점검 등을 실시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윤문진 PUMP 대표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 플랫폼이 보편화되고 있다”며 “씽씽이 국내 생태계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은 지난 3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시속 25km 이하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해 자전거도로 주행 허용, 운전면허 면제 등에 대해 합의하면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씽씽에 앞서 스타트업 올룰로는 지난해 9월 전동킥보드 ‘킥고잉’을 출시해 올해 안에 2만대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매스아시아의 ‘고고씽’은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자전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에서도 전동킥보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업체는 각각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 ‘일레클’과 ‘카카오T바이크’를 운영하며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지난 2016년 6만대 수준에서 오는 2022년 20만대 규모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서비스의 확산과 함께 주차 등 문제점들도 생겨나고 있다. 거치대 없이 도로 위에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기 때문에 인도 통행에 방해가 되고 도심 흉물로 방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찰과도 도로 점유와 관련한 문제를 사전적으로 논의하자는 움직임이 있다”며 “도로 위에 방치된 전동킥보드를 관리할 전담 인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도 위를 불법으로 달리는 경우가 많아 사고를 유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전동킥보드가 가장 먼저 활성화됐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스쿠트와 스킵 2개 회사의 전동킥보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업체의 서비스는 모두 금지시키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이제 시작되는 만큼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이용 규정을 담은 제도를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경원·백주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