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000810)가 영국 보험사에 1,700억원을 투자하며 글로벌 특종보험 시장의 중심부에 진출했다. 특종보험은 전통적인 보험 상품이 다루지 못하는 테러·원자력발전·예술품·신체 보험 등을 의미한다.
삼성화재는 지난 2일 영국 런던에서 로이즈 캐노피우스의 100% 모회사인 포튜나탑코와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는 전략적 주주로서 캐노피우스의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
이는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특종보험 시장의 중심부인 ‘로이즈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런던을 중심으로 형성된 특종보험 시장을 의미하는 로이즈 시장은 33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지난해 기준 약 52조원 규모에 달한다. 예를 들어 전쟁이나 테러로 인한 항공기 파손을 보장하는 보험, 프랑스 와인 전문가의 코(후각)나 혀(미각)를 보장 대상으로 하는 수백만~수천만달러짜리 보험 계약이 로이즈 시장에서 체결된다.
캐노피우스는 지난달 미국 보험사 암트러스트의 로이즈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덕분에 로이즈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현재 10위에서 내년에는 5위권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4년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영국 보험사 비즐리와 업무 제휴를 맺고 로이즈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지분 인수를 통한 경영 참여로 로이즈 시장에 직접 진출한 것은 삼성화재가 처음이다.
덕분에 삼성화재의 글로벌 영역도 더욱 넓어지게 됐다. 삼성화재는 1996년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현재 베트남·중국·싱가포르·영국 법인 등을 거느리고 있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글로벌 보험사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선진 보험시장을 빠르게 배우고 글로벌 손해보험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