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리딩턴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7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만큼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선거 등록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여야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해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려면 선거에 참여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날 보수당과 노동당 지도부가 2시간에 걸쳐 브렉시트 합의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다음날 다시 만나기로 했다. 쟁점은 지난 4월 EU와 영국이 합의한 ‘미래관계 정치선언’ 내용 중 EU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 잔류 문제다.
EU는 지난달 열린 특별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를 10월 말로 연기하면서 영국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바로 브렉시트를 허용하는 ‘탄력적 연기(flexible extension)’ 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영국이 브렉시트를 이행하지 못한 가운데 유럽의회 선거에 불참하면 6월1일 ‘노딜’ 상태로 EU를 떠나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리딩턴 실장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선출된 의원들이 새 임기를 시작하는 7월2일 이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통과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영국에서 선출된 유럽의회 의원들이 실제 유럽의회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당 강경파는 영국 정부의 계획과 관련해 애초 6월30일을 브렉시트 데드라인으로 삼았던 애초 목표보다 후퇴했고 선거로 1억5,000만파운드(약 2,292억원)가 낭비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7월에 비준되더라도 비준 시점의 다음달인 1일 브렉시트가 실시된다는 EU와의 합의에 따라 사실상의 데드라인은 8월1일로 간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