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외인 배당 덮쳐...4월 경상적자 전환 가능성도

[짙어진 '불황형 흑자' 그림자]

"수입 감소 폭, 수출보다 더 안커

불황형 흑자 표현 일러" 지적도




1·4분기 경상수지가 6년 9개월만에 최저점을 찍고 수출과 수입이 ‘마이너스’로 동시 전환하면서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4월에는 경상수지가 83개월간 흑자 기록을 마무리하고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4분기 수출은 1,37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 했다. 그럼에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낸 데에는 수입 역시 1,178억 9,000만 달러로 -7.6%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수출과 수입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각각 2016년 3·4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이 때문에 불황형 흑자라는 진단이 제기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불황형 흑자로 봐야할 것 같다”며 “우리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수출과 수입인데 수출이 부진하면서 이와 연관된 중간재와 에너지류 수입도 줄며 흑자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이 줄면 수출에 필요한 중간재 수입이 감소하고, 또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가 감소하면서 기계류 등 자본재 수입 역시 감소한다.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 수입, 설비투자 모두 감소하는 것은 불황의 지표로 읽힌다. 조 연구위원은 “흑자가 유지되더라도 체감 경기는 좋지 않을 것”이라며 “수출과 수입 모두 줄면서 전체 경제의 파이가 줄어 매출과 임금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불황형 흑자라는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감소했을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감소 폭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수출 감소 폭이 줄어들고 있다”며 “불황형 흑자라는 표현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통관기준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해 2월 -11.4%, 3월 -8.2%과 비교해 감소 폭이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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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수출 감소 폭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은 관계자도 “4월 중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 혹은 적자에 머물 가능성이 있지만 그 향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변수 중 하나는 외국인 배당액이다. 2018년 결산이 끝난 4월에는 배당이 이뤄지고 이는 경상수지 항목 중 하나인 본원소득 수지의 마이너스 확대를 불러온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4분기 이후 기업실적이 악화됐고 작년 중간, 분기배당이 크게 이뤄진 상황”이라며 “4월 배당이 전년 동월에 비해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4월 국제 유가가 상승해 경상수지 적자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바이유는 지난 1월 배럴당 51.86달러에서 지난달 말 70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조 연구위원은 “수출과 연관된 수입은 줄었지만 개인이나 가계 소비와 관련된 수입은 줄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제 유가가 4월 올랐기 때문에 경상수지가 악화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통관기준으로도 4월 수입은 수출과 달리 2.4% 증가해 상품수지를 포함한 경상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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