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산업혁명] 기업가정신, 시장경제 그리고 포용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132>혁신의 3대 조건

시장경제서 기업가들의 경쟁이

산업혁명·소득증가 등 이루고

포용적 제도 갖춰야 성장 지속




4차 산업혁명에서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다. 반복되는 일을 잘하는 효율과 새로운 일을 잘하는 혁신 중에서 혁신의 비중이 급속히 늘고 있다. 효율의 패러다임에서 혁신의 패러다임으로 국가 가치관이 재정립돼야 한다는 의미다.

농업혁명 이후 만년 동안 정체했던 소득이 18세기 중반의 산업혁명 이후 불과 250년 만에 100배 증가했다. 대략 농업이 2배 증가하고 농업 외 산업이 50배 증가한 소위 ‘대분기(great divergence)’라는 수직 상승의 동력은 혁신이었다. 정체됐던 중세 사회가 성장하는 근현대 사회로 혁신한 것이다. 혁신을 뒷받침하는 기업가정신·시장경제·포용적제도가 산업혁명 이후 사회 변화의 3대 화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발전과 소득 증가의 주역은 혁신이다. 혁신의 리더십은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산업혁명은 창조적 도전을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기업가정신 없이는 불가능했다. 기업가정신은 시장경제라는 토양에서만 꽃피운다.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국가에서 절대 빈곤은 사라진다. 아직도 하루 소득 1.9달러 이하라는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10%의 국가는 자유시장의 결여가 공통점이다. 혁신은 시장에서 기업가들의 경쟁을 통해 자라기 때문이다.


기업가정신과 시장경제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포용적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승자 독식의 약탈적 제도에서는 빈곤층 증가에 따른 사회 불안이 시장을 저해하는 세력을 키우게 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작동하는 포용적제도가 기업가정신과 시장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한다. 지난 1820년 이후 영국의 1인당 소득이 100배 증가하는 동안 상위 10%의 부는 50%에서 20% 내외로 평준화됐다. 소득 증가와 부의 분배가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반면 포용적제도가 정착하지 못한 아프리카와 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소득이 정체되고 부의 불균형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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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의 혁신 사회와 통제 보호의 정체 사회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정체 사회는 단기적 평등인 결과 평등을 지향한다. 혁신 사회는 장기적 평등인 기회 평등을 지향한다. 혁신은 결과보다 과정을 의미한다. 시간이라는 변수가 활약하는 사회는 진화한다. 과거 공산체제의 동유럽을 방문했을 때 경악한 사실은 생산 자동차 모델이 30년을 넘었다는 것이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 같이 정체된 사회에는 통제와 보호라는 안정된 질서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혁신이라는 돌연변이가 없어 사회 진화는 멈췄다.

혁신 사회는 단기적으로 불균형을 초래한다. 불확실한 도전에 보상이 없으면 혁신은 사라진다. 기업가적 혁신에 보상하면 그 결과는 당연히 부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그런데 적절한 불균형이 사회 혁신의 동력이 돼 반복되면 사회 전체의 부는 증가하는 플러스섬(plus sum) 사회가 된다. 반면 약탈적 사회는 사회 전체의 부가 감소하는 마이너스섬(minus sum) 사회가 되고 혁신이 없는 사회는 사회 전체의 부가 정체된 제로섬(zero sum)이 된다. 산업혁명의 승자는 플러스섬의 열린 사회였고 패자는 제로섬과 마이너스섬의 닫힌 사회였다. 승자는 포용적제도를 통해 성장의 열매를 나누는 제도를 확립해간 것이다. 혁신으로 성장하고 포용으로 지속하라는 것이다.

결과를 평등하게 만드는 제도는 일회성 게임에서만 작동할 수 있었다. 단기적 평등이다. 기회의 평등하에 혁신으로 경쟁하는 시장은 반복되는 게임에서 진화했다. 장기적 평등이다. 혁신은 반복되는 게임에서의 승리 법칙이다. 혁신은 과정이다. 패자에게 재도전의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의미다. 불공정한 혁신 게임룰이 진입 장벽이다. 혁신가에게 진입 장벽이 보상으로 제공되면 지대추구(rent seeking)의 정체 사회가 된다. 대기업의 특권과 중소기업 업종 과보호와 과도한 노조 권력 등이 바로 혁신을 저해하는 지대추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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