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용량 메모리 시장을 겨냥한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 이론상 QLC는 기존 트리플레벨셀(TLC) 기술 대비 동일 면적에서 데이터 용량을 30% 높일 수 있어 수익성이 좋아진다.
SK하이닉스는 1Tb(테라비트) QLC 낸드 샘플을 주요 SSD 컨트롤러 업체에 출하했다고 9일 밝혔다. QLC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낸드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하나의 셀에 3비트를 저장하는 TLC 대비 같은 면적에서 집적도를 높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개발한 세계 최초의 96단 4D 낸드 기술에 QLC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3D 기반 QLC보다 면적을 90% 이하로 줄이고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4D 낸드의 장점인 작은 플레인 사이즈를 활용, 4플레인 구조를 적용해 2플레인 구조 대비 데이터 처리성능은 2배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QLC는 기존 기술보다 미세한 공정을 활용하는 만큼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샘플을 받아본 대만 스토리지 업체 실리콘모션의 월리스 코우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엔지니어링 샘플임에도 소비자용 SSD가 요구하는 신뢰성과 성능을 만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QLC용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과 컨트롤러를 자체 개발해 이후 고객 수요에 맞춰 솔루션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나한주 SK하이닉스 낸드개발사업전략담당 상무는 “기업용 QLC 수요가 본격형성되는 내년 이후부터 QLC 기반 SSD를 출시할 것”이라며 “특히 16TB(테라바이트) 이상의 솔루션으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는 고용량 기업용 SSD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QLC 비중이 올해 3%에서 오는 2023년 2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기업용 SSD는 용량 기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47.9% 성장해 HDD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