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저축銀 부보예금 1년새 7조↑ 환율상승에 달러채권도 인기

[시중자금 어디로]

저금리에 0.1%라도 더

强달러 지속 여부는 미지수

PB "추종투자는 신중 필요"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증폭되는데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국내 부동자금이 저축은행 정기예금과 은행의 달러채권상품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의 부보예금(예금자보호가 보장되는 예금) 전년 대비 증가율은 14.6%로 전 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 2017년 50조6,000억원이던 저축은행 부보예금이 1년 만에 58조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다른 업권의 부보예금 증가율은 은행권 3.8%, 보험권 4.8%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초과한 예금이 급증했다.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자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저축은행 예금상품으로 부동자금이 몰린 탓이다. 지난해 예금자가 저축은행에 맡겨둔 돈 중 예금보호가 되지 않는 5,000만원을 넘는 순초과 예금은 7조원으로 2017년 5조4,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개선된 측면도 없지 않지만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으로 부동자금이 쏠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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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급등하면서 막차라도 타려는 투자자들이 달러예금 등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양재PB센터 팀장은 “(원·달러 환율 상승 등) 강달러 국면에서 달러 예금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달러 채권이나 달러 기반 주가연계증권(ELS)을 여전히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안은영 신한PWM판교센터 팀장은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달러 자산이나 미국 국채, ELS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린다”며 “채권 같은 안전자산은 금융위기 같은 쇼크에도 더디기는 하지만 회복된다는 믿음이 있다 보니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 PB센터 팀장은 “외국계 회사의 배당 수요, 석유 값 결제대금 등 일시적인 수요가 몰린 결과인 만큼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라고 조언해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특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보니 원화 위주의 자산을 외국 통화로 분산해야 한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인 금 투자는 중국과 인도 등의 수요감소와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최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데다 강달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고액자산가들의 금에 대한 투자 움직임은 없는 편이다. 문제는 원화 약세가 지속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강달러에 베팅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추종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환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 애널리스트는 “현재 원화 약세의 원인을 펀더멘털 문제로만 보기는 힘들다”며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결국 과도하게 오른 원·달러 환율이 위안·달러 환율보다 더 빠르게 원상 복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지윤·서은영기자 lucy@sedaily.com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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