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장에서의 막강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거대공룡으로 성장한 페이스북에 대한 해체 요구에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을 함께 창업한 크리스 휴즈까지 목소리를 보탰다.
9일(현지시간) 휴즈는 뉴욕타임스(NYT)의 오피니언면에 ‘이제는 페이스북이 해체돼야 할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5,800자 분량의 기고문을 올렸다.
휴즈는 지난 2004년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였던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페이스북을 공동 창업했다. 그는 창업 초기 페이스북 대변인을 맡다 2007년 저커버그와 결별하며 페이스북을 떠났다.
그는 기고문에서 “소셜미디어계의 최강자가 너무나 강력하게 성장했다”며 “정부가 저커버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커버그가 창업 당시 세웠던 페이스북의 목표인 ‘지배(domination)’를 이뤄냈다며 “페이스북의 가치는 5,000억달러(약 590조원)에 달하며 글로벌 소셜미디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영역에서 모든 경쟁기업을 사라지게 하는 독점기업”이라며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허가해 페이스북의 지배력 강화에 도움을 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큰 실수를 했다고 비판했다.
휴즈는 페이스북을 단순히 분리하는 것을 넘어 의회로부터 권한을 받은 기관이 페이스북 같은 테크 기업을 규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기고문의 파장이 커지자 페이스북의 닉 클레그 글로벌업무 총책임자는 “페이스북은 성공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받아들이지만 성공한 미국 기업의 분리를 요구하면서 책임감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기업 분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휴즈의 기고문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르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왓츠앱 등의 분리 주장과 결을 같이한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공룡’의 해체를 주장하며 이를 위한 입법 추진을 자신의 대선 어젠다로 설정했고 공화당의 유력 정치인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한 연방 차원의 ‘반독점 조치’을 촉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