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분야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결과를 어떻게 사업화할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는 무조건 특허만 많이 따거나 정부 지원을 많이 받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서울포럼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포럼이 열리는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본지와 만난 찰스 리 잭슨랩유전체의학연구소장은 “대학 교수들과 만나면 항상 정부의 자금지원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정부는 여러 분야를 지원해야 하므로 연구자 입장에서는 늘 자금부족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리 소장은 16일 세션2에서 ‘사업화 없는 연구개발(R&D)은 허상이다’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리 소장은 지난 2004년 인간유전체가 ‘단위반복변이’로 인해 4~5%나 다르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석학이다. 이전까지는 0.1%만 다르다는 가정이 대세였다. 유전자 변이에 관해 높은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한국인 최초로 톰슨로이터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 소장은 기초과학 연구보다 의대나 로스쿨로의 쏠림현상이 심한 한국의 현실에 대해 “한국에는 머리가 좋은 인재들이 많지만 과학자의 삶은 매우 고되므로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람만 과학계에 입문하라고 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2018년부터 인간유전체 분야의 유엔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인간유전체기구(HUGO·휴고)’ 의장을 맡은 그는 “국제적인 유전체 조직인 휴고가 가진 네트워크를 한국 연구진과 계속 넓혀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 포부도 밝혔다. “나의 최종목표는 계속해서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는 일”이라면서 “한국 과학계에는 정말로 뛰어난 인재들이 많으므로 노벨상을 받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홍용·김민정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