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2명 중 1명은 나이가 들수록 기댈 사람이나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과 빈곤, 높은 집값에 대한 한국인의 불안감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령대별 삶의 만족 영향요인 분석과 정책과제(김성아·정해식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은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마주했을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으며 5명 중 1명은 정서적으로 힘들 때 기댈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7년 사회문제와 사회통합 실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연령대별 삶의 영역에 대한 불안과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실태를 조사했다.
선진국의 경우 행복을 측정하는 지표인 삶의 만족 수준은 40~50대까지 점차 낮아져 최저점까지 떨어졌다가 60세 이상까지 점차 상승하고 75세 이후부터 다시 감소하는 ‘U자형’을 나타낸다. 하지만 한국인의 삶의 만족 수준은 연령 증가에 따라 중장기년기에 최저점을 보인 이후에도 상승추세가 나타나지 않고 일간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사회적 지지가 부재한 것이 한국인의 삶의 만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경제적으로 곤란할 때 가족 외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 비율은 청년(19∼34세) 23.6%, 중년(35∼49세) 24.2%, 장년(50∼64세) 30.4%, 노인(65세 이상) 47.1% 등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커졌다. ‘생활이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 비율도 청년 12.0%, 중년 15.8%, 장년 17.9%, 노인 24.5% 등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점차 높아졌다. 특히 ‘정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기댈 만한 사람이 없다’는 응답 비율은 노인이 20.1%로 장년(9.2%)이나 중년(8.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일자리와 가난, 집값에 대한 불안도 컸다. ‘매우 불안하다(1점)’에서 ‘불안하다(2점)’, ‘보통이다(3점)’, ‘불안하지 않다(4점)’, ‘전혀 불안하지 않다(5점)’까지 5점을 기준으로 삶의 불안 정도를 살펴본 결과, 실업·빈곤에 대한 불안감은 청년 3.28점, 중년 3.32점, 장년 3.27점, 노인 3.11점 등으로 전 연령층이 ‘보통이다’를 평균적으로 높아 불안함을 드러냈고 노인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주택·전셋값에 대한 불안감도 청년 3.12점, 중년 3.19점, 장년 3.02점, 노인 2.88점 등으로 비교적 높았다.
정해식 보사연 연구위원은 “국민 행복 증진을 위해서는 청년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은퇴와 노년기를 앞둔 장년층에게는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거주지역에 기반을 두고 생애주기를 고려한 전반적인 사회적 지지 체계를 구축하는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