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의 한 축인 경찰관의 유착의혹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핵심 인물인 윤모 총경 등에게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하기로 최종결론을 내렸다. 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경찰관 중 처음으로 청탁금지법 처벌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윤 총경과 전 강남경찰서 경제팀장 A경감, 전 강남경찰서 경제팀 B경장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윤 총경은 2016년 7월 말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가 운영하던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의 단속 사실 및 사유 등 수사사항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윤 총경은 A경감에게 단속 내용을 문의했고, A경감은 사건 담당자인 B경장을 불러 관련 내용을 파악한 뒤 윤 총경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내용은 윤 총경의 지인 C씨를 거쳐 유 대표에게 전달됐다. 이후 윤 총경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1월 사이 유 대표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식사와 골프 접대를 받고, 3차례에 걸쳐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무료로 받는 등 총 268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윤 총경과 유 대표 등의 유착관계를 수사한 경찰은 이 둘의 관계에 대가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윤 총경이 몽키뮤지엄 단속정보를 제공한 시점과 최초 골프접대 시점이 1년 이상 차이가 나는데다 당시 윤 총경의 직책, 접대금액, 횟수, 윤 총경이 식사 비용 등 일부를 부담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친분을 쌓기 위한 과정 중에 이뤄진 것으로 대가성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대를 모았던 청탁금지법도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은 윤 총경이 유 대표로부터 제공받은 금액이 청탁금지법상 형사 처벌기준인 1회에 100만원 또는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버닝썬 사건 초기 빅맹 멤버 승리와 정준영 등이 참여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이란 대화내용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이들 카톡 대화방에는 ‘옆에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서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라는 내용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인물은 윤 총경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초 윤 총경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지만 단속무마 청탁과의 연관성을 밝혀내는데는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승리, 유 대표에 대한 횡령 혐의 등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인 사건이 있어 앞으로 추가로 단서가 포착될 경우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버닝썬을 포함한 강남클럽과 관련된 경찰 등 공무원 유착 수사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