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분석 연구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자의 폐렴 발병 위험은 일반인보다 2배가량 높다. 면역억제 치료를 받거나 면역이 저하된 환자는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의 4.4~8.4배나 된다.
학회는 최근 업데이트해 발표한 ‘염증성 장질환자 체크리스트’에서 19~64세 염증성 장질환자의 경우 폐렴구균 감염에 대비해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한 지 8주 이후에, 그리고 5년 뒤에 23가 다당질백신을 두 차례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또 23가 다당질백신을 이미 맞은 경우에는 1년 뒤 13가 단백접합백신을, 5년 뒤 23가 다당질백신을 맞으면 된다. 23가 다당질백신을 이미 접종한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1년 뒤 13가 단백접합백신을 맞으면 된다.
A형간염 백신은 6개월 간격으로 2회, B형간염 백신은 3회(1개월, 6개월 뒤),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백신은 10년마다, 수막구균·수두 백신은 각각 1~2회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지난 14일 한국화이자제약이 개최한 ‘염증성 장질환 심포지엄’에서 “염증성 장질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폐렴구균과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국내 염증성 장질환자의 예방접종률은 4.2~6%로 매우 저조하다”며 “염증성 장질환자는 진단과 동시에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동일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특히 생물학적제제 등 면역억제 치료를 진행하는 중증도~중증 염증성 장질환자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의료진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 루이빌 연구에 따르면 13가 단백접합백신은 65세 이상 성인에서 백신 혈청형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VT-CAP)에 의한 입원 위험을 73%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내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 등으로 장에 염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생긴다. 심한 경우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설사 때문에 30분~1시간마다 화장실에 가기도 한다. 크론병도 심한 경우 하루 5~10회 화장실에 가지만 쥐어짜듯 아픈 복통이 더 큰 문제다. 염증성 장질환자는 장에서 영양분 소화흡수가 원활하지 않고 설사와 복통이 반복되기 때문에 식욕·체중이 줄어 마른 체형이 되기 쉽다. 특히 크론병은 수술이 잦은 편이고 영양실조에 걸리는 사람도 많다. 다만 나이가 들어 신진대사가 떨어질수록 과도한 면역반응은 수그러드는 경향이 있다.
한편 20~30대 염증성 장질환자는 이 질환이 없는 같은 또래에 비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1.6~2.4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강은애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자의 당뇨병 발생률과 발생위험을 평가한 첫 역학 연구결과 40대 미만 젊은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혈당을 높이는) 스테로이드 약을 사용하고 있지 않더라도 당뇨병 위험이 높은 만큼 혈당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당뇨병 예방·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