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존의 ‘투사’ 이미지를 벗고 ‘유연한 협상가’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386세대 운동권의 맏형으로 강성 원내대표가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공식 석상에서 협상 파트너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은 자제하는 등 톤 조절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15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한국당이 제안한 ‘3당 교섭단체만 참여하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제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까지 여야 5당이 모두 참여하는 기존의 여야정 협의체와는 별도로 추가 협의체를 운영하는 것은 수용할 법하다는 것이다. 이는 청와대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입장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청와대는 앞서 “원칙적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5당 참여’ 원칙을 재확인 한 바 있고 이 대표도 국회에서 하는 모임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하는 모임인 만큼 5당이 모두 참여하는 게 맞다”는 취지로 발언해 이 원칙에 힘을 실었다. 이 원내대표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이다.
이 원내대표는 공식 석상에서도 나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선거 전부터 나 원내대표에 대해 “합리적 보수의 길을 갈 수 있고 보수의 미래가 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존중의 뜻을 보여온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 진행된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날 선 발언 대신 “나 원내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차원에서 국회 정상화에 통 크게 나서주실 것을 거듭 요청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와 관련해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 내부에서도 이 원내대표가 기존의 선입견과 달리 유연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며 “이해찬-이인영 ‘투톱’이 강온 전략을 구사하지 않을까 싶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