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병력 중동 파견’ 등 군사작전 검토설이 불거지는 등 미국의 대(對)이란 압박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슈퍼 매파’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역할론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으로서 핵심 역할을 했던 그가 최근 이란·베네수엘라와의 갈등에서도 중심에 서 있다는 평가다.
CNN방송은 15일(현지시간) ‘존 볼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속삭이는 자‘(War whisperer)’ 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대통령의 국가안보 보좌관인 존 볼턴은 외견상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전쟁을 만나본 일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CNN은 “군사력 사용에 대한 볼턴 보좌관의 열망은 중동 지역 내에서 전쟁 종식을 추구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는 맞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트럼프와 볼턴은 베네수엘라나 북한 정책에 대해서는 서로 입장이 다를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의견일치를 보고 있는 한 나라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란”이라고 전했다.
CNN은 미국이 그 어느 때보다 이란과 전쟁에 근접해 있으며, 그 출발은 이란 핵 합의 탈퇴였다고 분석했다. 그 이후 미국은 이란에 대한 신규 제재를 부과하며 최대 압박 전략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국 정부가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주도로 지난달 말 있었던 베네수엘라 야권의 군사봉기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대(對)베네수엘라 강경책을 주도한 볼턴 보좌관에게 화가 난 상태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9일 보도하기도 했다.
CNN은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어록인 ‘협상이 전쟁보다 낫다’(To jaw-jaw is better than to war-war)에 빗대어 볼턴 보좌관의 매파 노선을 꼬집었다. CNN은 “수많은 전투를 치르고 역사상 가장 격렬했던 전쟁에서 그의 나라를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은 ‘협상이 항상 전쟁보다 낫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 로스쿨 입학과 주 방위군 합류로 베트남전 참전을 피했던 볼턴은 ‘전쟁이 협상보다 낫다’는 걸로 처칠의 격언을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