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에서 계속된 PGA 챔피언십 2라운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는 1번홀(파4)에서 티샷을 321야드나 보냈지만 방향이 문제였다. 왼쪽으로 많이 빗나가 갤러리가 많은 쪽의 러프에 박혔다. 티샷이 떨어진 지점에서 두 번째 샷을 하기까지 무려 4분이 넘게 걸렸다. 우즈의 샷을 바로 눈앞에서 담으려는 갤러리들이 우즈 주변을 둘러싸 좀처럼 길을 터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캐디 조 라카바와 운영요원들이 나서 샷 방향에 선 갤러리들을 통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우즈가 직접 나서 “물러서 달라”고 거듭 요청한 뒤에야 겨우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우즈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뜨렸으나 파를 지켜냈다.
우즈와 동반 플레이는 가슴 설레는 일이지만 동시에 큰 도전이기도 하다. 이날 첫 홀과 같은 어수선한 상황을 언제 또 겪을지 모른다. 우즈에게 쏠리는 일방적인 응원과 관심에 제 플레이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을 맞기도 한다. 오른쪽으로 휘는 도그레그 형태의 첫 홀에서 330야드 드라이버 샷을 최단 코스인 오른쪽 페어웨이로 잘 보내놓은 브룩스 켑카(29·미국)는 우즈의 두 번째 샷을 오랫동안 기다리고도 59야드 어프로치 샷을 잘 붙여 버디로 출발했다.
켑카는 악명높은 난도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코스(파70)를 이날도 버디 7개와 보기 2개의 5언더파 65타로 잘 요리했다. 이틀 합계 12언더파의 켑카는 5언더파 2위 그룹 조던 스피스(미국)와 애덤 스콧(호주)을 무려 7타 차로 따돌리며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12언더파 128타는 메이저대회 36홀 최소타 기록이기도 하다. 켑카는 통산 네 번째 메이저 우승에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US 오픈 2연패를 달성했고 올해는 PGA 챔피언십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우승하면 세계랭킹 3위에서 1위로도 올라선다.
우즈는 버디 3개와 보기 6개로 3오버파 73타를 쳤다. 합계 5오버파로 1타가 모자라 컷 탈락했다. 4오버파까지가 3라운드에 진출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21%대에 머문 우즈는 지난달 마스터스 우승 뒤 이번 대회에 나오기까지 다른 대회에 아예 출전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이 때문에 경기 감각이 둔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지난주 AT&T 바이런 넬슨 우승자 강성훈은 2언더파 공동 10위다. 임성재와 김시우, 안병훈, 양용은은 컷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