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과거 황 대표는 2016년 국무총리 시절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정부가 제창을 불허 함에 따라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황 대표가 이날 노래를 부른 것은 호남에서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약한 당내입지를 극복하려는 목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행사에는 황 대표 외에도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많은 정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가 되자 행사 내내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던 황 대표는 문 대통령 및 여야 4당의 대표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불렀다. 관련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황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제가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환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의 방문을 거부하시고 항의하신 분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대표로서 당연히 안고 가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분들의 목소리도 가슴에 깊이 새길 것”이라며 “광주의 상처가 치유되고 시민들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진정성을 갖고 광주를 찾고, 광주시민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 광주를 찾았다가 ‘물세례’를 받은 황 대표가 이번에도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까지 부른 것은 당 대표로서의 기반을 장외투쟁 등의 외부활동으로 쌓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황 대표가 당내 세력이 없기 때문에 외곽을 통해 내부를 공략하는 것”이라며 이번 황 대표의 행보에 대해 “‘5·18 망언’ 징계 등 내부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를 지지세력이 약한 상태에서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5·18 망언’ 징계와 관련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파행됨에 따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