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의 설전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최 위원장이 차량 공유 서비스인 ‘타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를 겨냥해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시작으로 23일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에 이 대표도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고 맞받아쳤다.
최 위원장은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위크 2019’ 개막식 기조연설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이재웅 대표의 ‘총선에 출마하시려나’ 발언을 두고 “어제 제기한 문제가 그렇게 비아냥거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기조 연설 말미에 어제 언급한 말에 대한 의미를 담았다”며 “혁신과 포용을 더욱 균형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직접적으로 지칭한 것은 아니지만 전날에 이어 또 다시 기술 혁신의 결과로 뒤처지는 계층을 배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그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디지털 전환과 혁신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소외되는 분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 분들의 사회적 충격을 관리하고 연착륙을 돕는 것,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위원장의 기조연설과 관련한 기사를 게재하고 “오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좋은 말을 해주셨다. 주무부처 장관도 아닌데 제 주장을 관심있게 잘 읽어주셔서 고맙다”라며 “혁신에 승자와 패자가 없다”고 전날에 이어 다시 정면 반박했다. 이어 그는 “전통산업이나 관련 종사자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돕고 거기에 혁신산업도 참여해야 한다”며 “혁신은 혁신가 한명 혹은 기업 하나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인프라의 도움을 받아서 되는 것”이라며 혁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또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통산업을 잘 보듬어 주고 혁신산업은 놔뒀다가 혁신산업이 잘 되면 세금을 많이 걷고 독과점 산업이 되면 규제하거나 분할하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 과정에서 혁신산업이 전통산업을 도울 게 있으면 도와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이라며 뼈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최 위원장과 이 대표 간의 설전이 2라운드에 들어섰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지난 22일 최 위원장이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를 비판하면서양측 간의 설전이 시작됐다. 최 위원장은 이 대표의 최근 언행에 대해 “무례하고 이기적”이라며 맹비난했고 이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이 분 왜 이러시나요? 출마하시려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