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日고노, 외교 결례 지적에도…“ 문 대통령 책임” 또 거론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풀만호텔에서 만나 한일 외교장관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풀만호텔에서 만나 한일 외교장관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외교 결례 지적에도 또 다시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도적 도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고노 외무상이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강제징용 소송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3권 분립 원칙을 지적한 것을 언급하며 “총리의 위에 있는 문 대통령이 대응책을 생각하지 않으면 해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급 인사가 격에 맞지 않게 국가 원수인 문 대통령의 책임을 언급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으로, 고노 외무상은 지난 21일 자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감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에 따르면 강경화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이에 고노 외무상은 “개인의 감정을 우선할 것이 아니라, 국제법 위반의 상황이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회담에서 강 장관이 고노 외무상이 요구한 강제징용 문제 관련 중재위원회 개최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회담 후 고노 외무상은 기자들과 만나 다음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면서 “그때 문제가 해결돼 있는 것이 한일관계에 바람직하다”며 6월 말까지 한국에 대응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한국이 한일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회담 실현에 강제징용 문제의 진전이 조건이라는 인식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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