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키움 혁신성, 토스는 자금력 부족" '제3인뱅' 모두 탈락

금융위 예비인가 심사결과 발표

'최소 한곳' 시장 예상 빗나가

3분기 중 예비인가 재추진하기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모두 탈락했다.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 부족이, 토스뱅크는 대주주의 출자 등 자금조달 능력이 발목을 잡았다. 일부에서는 컨소시엄 참여업체 논란과 대주주 금융주력자 논란 등이 잇따르면서 금융당국이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3·4분기에 추가 인가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런 결과는 키움과 토스뱅크에 대한 예비인가가 부적절하다고 권고한 외부평가위원회의 의견을 금융위가 받아들인 것이다.

외부평가위는 키움뱅크에 대해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를 준비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하는 ‘금융 혁신’을 강조했다. 키움뱅크는 대주주 키움증권(지분율 25.63%)을 필두로 2대 주주 KEB하나은행(10%), SK(SK텔레콤·11번가), 롯데(코리아세븐·롯데멤버스) 등 투자 여력이 큰 대기업들이 참여했다. 안정적인 주주 구성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무난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 이유다.


그러나 외부평가위의 생각은 달랐다. 금융 혁신이라는 ‘메기 효과’를 노린 인터넷은행의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키움뱅크는 기존 금융사(키움증권)에 은행을 더해주는 것밖에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결과 발표 후 브리핑에서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구체성 부분에서 심사위원들이 채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존 은행을 뛰어넘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만 할 수 있는 혁신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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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는 혁신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자본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해 결국 고배를 마셨다. 토스는 기업가치가 1조3,000억원으로 평가된 유니콘 기업이자 국내 간편송금의 선두주자다. 외부평가위는 토스뱅크의 탈락 사유로 “지배주주의 출자 능력 등 적합성 부분과 자금조달 능력 측면에서 미흡했다”고 밝혔다. 혁신성을 따지기 전에 은행으로서 기본적으로 탄탄하게 갖춰야 할 자본조달력과 안정성 면에서 외부평가위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얘기다. 토스뱅크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이 60.8%에 이른다. 비바 측에 투자한 외국계 벤처캐피털(VC)이 주요주주로 참여해 비바 측 계열 지분이 80%를 넘는다. 최 위원장도 “토스는 혁신성 측면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자본조달 능력, 지배주주로서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케이뱅크가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자금조달력이 중대 변수가 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 등 대형 ICT 기업이 비금융 주력자로서 인터넷은행 대주주로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 금융당국이 무리하게 인터넷은행 개수를 늘리려다 이런 결과를 자초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인터넷은행 허가의 기준점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평가에서 혁신성이 중요하고 금융 시스템에서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지만 과도한 기준점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제3 인터넷은행 출현이 무산되면서 당분간 업계 판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제3, 4의 인터넷은행이 생기면 저금리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나름의 특정 분야 대출을 전문으로 하거나 중금리 대출 역량 등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3·4분기 중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법의 취지가 퇴색하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 내 신규 인가를 재추진할 것”이라며 “탈락한 두 곳이 미비점을 보완할 시간과 새로운 추가 신청자까지 고려해 올 3·4분기 안에 다시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은영·서민우·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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