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대적인 무역전쟁 공세로 중국 기업의 수익성이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수출을 늘려 기업의 수익을 끌어올릴 수도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화폐전쟁’을 위협해 당국은 오히려 위안화 절상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다.
2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공업기업의 이익은 총 5,154억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 감소했다. 3월 두자릿수로 깜짝 반등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1~4월 누적 공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4% 줄었다.
공업기업 이익 증가율은 기업들의 수익성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중국은 연 매출 2,000만 위안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매달 이 지표를 산출한다. 공업기업 이익 증가율은 무역전쟁이 격화한 지난해 11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돼 올 1~2월에는 하락폭이 -14.0%에 달했다. 이후 3월에는 13.9%로 깜짝 반등했지만 4월에 다시 후퇴했다.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인프라 투자와 감세 등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은 뒤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6.4%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발표된 4월 산업생산과 소비·투자·수출 등 핵심지표가 모조리 악화하면서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은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이 2,00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25%를 부과한 5월부터의 실적은 더욱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이후에는 추가로 3,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폭탄도 예고돼 있다.
그나마 수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위안화 환율 절하 가능성도 미국의 ‘화폐전쟁’ 위협으로 제동이 걸렸다. 중국 인민은행은 27일 위안화 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1% 절상하며 이틀째 기준환율을 끌어내렸다.
다만 중국 증시는 이날 경기부양책 확대 가능성에 큰 폭으로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부양책을 확대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지만 그만큼 금융 리스크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