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Biz이슈&]中에 팔린 금호타이어...브랜드 이미지 떨어지며 해외판매 급감

글로벌 14위 업체, 34위에 매각

인지도 낮아져 품질문제 불거져

북미·유럽·亞 등서 공급선 변경

1분기 교체용 타이어 매출 17%↓

실추한 이미지 회복 쉽지 않아

2·4분기부터 실적 반등 가능할 듯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된 금호타이어(073240)의 글로벌 판매실적이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더블스타가 유상증자 등으로 새로운 자금을 유입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한국산이 아닌 중국산으로 바뀐 브랜드의 이미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 판매부진 회복을 위해 컨설팅을 받는 등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중국 내수시장의 상황이 만만치 않다. 연이은 판매부진으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인력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일부 공장은 매각이나 폐쇄도 검토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1·4분기 해외시장 교체용 타이어(RE) 매출액은 4,173억원으로 전년동기(4,998억원)보다 16.5%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92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보다 55억원 많아졌다.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판매부진은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시장에서 시작됐다. 난징·톈진·창춘 등 3곳에 생산기지를 둔 금호타이어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공장은 ‘내수판매 급감→공장 가동률 저하→고정비 증가→원가 상승→가격 경쟁력 약화’의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1·4분기 금호타이어 톈진은 24억원, 창춘은 30억원, 난징법인은 21억원의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판매량이 급감한 가운데 여타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1·4분기에만도 미국 법인은 6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는 한국·중국·미국·베트남 등에 타이어 생산공장을 8곳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더블스타는 지난해 7월 6,463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자금을 투입하며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유상증자 대금은 차입금 상환 등 금호타이어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됐고 실적반등의 기회가 되는 듯 보였다. 금호타이어는 매각 과정에서 불거졌던 ‘금호 브랜드’ 사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최소 10년 이상 브랜드 사용이 가능한 계약을 체결하며 상표권 문제도 해결했다. 하지만 더블스타의 기대와 달리 금호타이어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해외 판매 급감은 글로벌 14위 업체가 34위에 불과한 중국 업체 더블스타에 팔리며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저하됐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중국산으로 인식되며 일부 고객들이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블스타는 트럭 등 상용차 타이어 전문업체로 승용차 타이어 시장에서 인지도가 매우 낮다. 이 때문에 북미와 유럽·중남미·아시아 등 주요 거래선들은 금호타이어 매각으로 공급선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가 터지거나 파손돼 바꾸는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는 브랜드 로열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완공한 미국 조지아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며 신규 거래선 발굴이 시급했으나 장기간 진행된 매각 작업으로 신규 거래선을 찾지 못했다. 유럽 경기침체와 자동차 판매 감소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도 금호타이어의 해외판매 급감 원인 중 하나였다.

금호타이어는 상시 할인판매 중단, 거래선과의 신뢰회복 추진, 가격 인상 검토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적자가 누적돼온 난징 공장은 200명가량을, 톈진 공장은 430명을 감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조지아 공장 폐쇄, 중국 일부 공장 매각 등도 검토하다가 최근 이를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거래처인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에서 부진해지며 금호타이어 역시 영향을 받았다”며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와 원자재 공동구매 등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이지만 해외 공장의 장기 실적악화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매출이 줄더라도 수익이 날 수 있는 방식으로 단가 조정을 해왔다”며 “글로벌 업황 등에 따라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2·4분기부터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박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