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여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세심하고 디테일한 여성의 장점과 조직 내에서 조화를 이루려는 협동심을 적극 활용하면 일찌감치 ‘젊은 여성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가져보세요.”
뉴욕패션기술대(FIT) 패션경영학과장을 맡고 있는 미타 로이는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FIT 학생의 70%가 여학생인데 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갔을 때 누구나 대표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뉴욕주립대 산하 FIT는 세계 5대 패션 전문 대학으로 꼽힌다. 캘빈 클라인, 마이클 코어스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배출했다. 지난 2017년 9월 인천 송도에 캠퍼스를 연 FIT는 30일 서울 마포구에서 ‘여성 리더십’에 대한 심포지엄을 연다.
로이 학과장은 “특히 패션·뷰티 업계는 산업의 성격상 다른 분야보다 여성 리더가 많다. 여성 종사자가 많음에도 아직 여성 리더를 배출하지 못한 다른 업계에서 패션·뷰티 산업을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며 “젊은 여성들이 누구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사회생활에서 자존감을 가지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로이 학과장은 스스로 패션·뷰티 업계의 리더이기도 하다. 그는 샤넬·스와로브스키·몽블랑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에 수십 년간 몸담았다. 그는 “패션 업계에서 여성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성별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업무 성취 능력이 뒷받침되면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여성 리더에게 쏟아지는 편견 어린 시선은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지적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이 출산을 하고 나면 일은 뒷전으로 여긴다는 오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로이 학과장은 이 같은 상황일수록 여성들이 “용감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여성들은 남성 동료들과 똑같이 일했을 때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지만 능력을 기본으로 하고 협동심 등 여성들이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는 조보영 LF 액세서리부문 전무와 신지은 스타일난다 대표 등이 패널로 참석한다. 로이 학과장은 액세서리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조 전무의 성공 배경에 ‘분석력’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조 전무는 디자인팀에서 비난을 받는다면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비난이 합당하지 않은 이유를 용기 있게 밝혀냈다”고 귀띔했다.
로이 학과장은 패션 브랜드 스타일난다의 창업자인 김소희 전 대표에 이어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신지은 전 로레알코리아 제너럴매니저에 대해서도 여성 후배들의 롤모델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 본사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며 문화를 융합하려 한 능력을 높이 살 만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