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디자인을 진행하는 데이비스라이더디자인스튜디오(DRDS)는 고척4구역에 ‘더 높고 더 빛나는 랜드마크’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척4구역은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148 일대 4만2207.9m² 규모로,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지하 4층~지상 25층, 10개 동, 공동주택 983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도급공사비는 2000억원 수준이다.
더 높고 더 빛나는 랜드마크는 비단 25층의 층고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더 높고’는 단순한 높이(Height)가 아니라 ‘삶의 질적 수준’(Level)을 뜻한다. ‘더 빛나는’도 물리적인 조도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 것은 그 안에서 삶은 영위하는 ‘입주자의 존재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요약하면 더 좋은 삶의 질을 구현해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다는 뜻이다.
형상은 기호다. 의미의 재해석, 즉 건축 디자인 작업은 결국 건축물의 외형과 배치를 통해 의미를 해체하고 재배치하는 작업이다. 더 높고 더 빛나는 아파트는 아파트를 이루는 건축물의 외관과 배치를 통해 구현된다.
▶ 하늘로 상승하는 빛을 형상화...뷰 포인트 맞춤 차별화 경관특화
먼저 현대엔지니어링은 뷰 포인트별로 디자인을 특화했다. 단지의 주출입구인 남서측엔 랜드마크가 될 문설주를 조성한다. 문설주는 양쪽에 기둥을 세운 게이트를 말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니셜 'H'를 본딴 문설주는 옥탑부의 조명 장식으로 승천하는 빛을 형상화 한다.
문설주와 대칭을 이루는 북동쪽 코너에는 스카이커뮤니티가 디자인 포인트다. 스카이커뮤니티에는 도서관, 카페테리아, 아트갤러리 등이 조성돼 안양천 조망을 누릴 수 있다. 스카이커뮤니티는 인근 아파트 중에서는 처음으로 ‘더 빛나는’이란 컨셉트를 구현하기 위한 시설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남측 교차로에는 라이트박스가 설치된다. 라이트박스는 단지의 상징물로 자리메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경 콘셉트는 ‘어반 오아시스(Urban-Oasis )’이다. 광활한 녹음이 우거진 3개의 대규모 숲을 조성하고, 놀이 운동 휴식 여가 등 일상을 즐길 수 있는 7개 테마정원을 계획했다. 테마정원으로는 아름드리나무와 물길을 통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워터가든’과 무더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놀이정원 ‘프레쉬 가든(FRESH GARDEN)’ 등이 들어선다. 아울러 단지 내에는 사계절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는 1.6km의 순환 산책로도 조성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고척4구역에는) 스카이라운지를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티와 랜드마크 요소 등 고척4구역만의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며 “조합원들이 정말로 원하는 단지가 무엇일지, 조합원들의 자부심을 높여줄 단지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고 말했다.
▶ 프리미엄 펜트하우스 2세대...고척 최초 ‘스카이커뮤니티’
세대별 특화설계도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을 들인 부분이다. 59㎡A타입의 경우 기존에 3bay였던 63세대를4bay로 변경했고, 59㎡D타입의 경우 기존에 3bay 판상형 평면으로 설계된 21세대를 4bay 3면 개방형으로 변경해 서비스면적(약 40㎡)을 극대화시켰다.
또 114㎡타입 전체 40세대는 기존 4베이였던 것을 5베이로 변경하고 거실공간과 주방공간을 선택형으로 구성해 특화시켰다.
아울러 2개 동 최상층에는 펜트하우스 2세대(84㎡)를 설계해 프리미엄 라이프를 구현했다.
커뮤니티시설 면적은 기존안보다 약 1200㎡을 증가시켰다. 스카이커뮤니티는 스카이라운지, 라이브러리, 카페테리아, 스카이데크, 스카이가든을 설계, 단지내에서 고품격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해진다. 피트니스센터와 작은도서관, 멀티 스터디룸, 테라스형 게스트하우스도 꾸며진다.
주거동 1층 전체는 필로티로 구성한다. 호텔식 로비를 적용해 고척4구역의 프리미엄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주차대수는 1368대(세대당 1.39대)로 기존안보다 101대가 추가됐다. 전체 세대 창고도 341㎡ (원안 약1370㎡→특화안 1711㎡) 넓혔다. 또 주차장 유효 높이 2.7m를 확보해 택배차량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번에 제시한 디자인은 추가 건축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특화안이다.
보통 건설사는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을 강조한 혁신안을 제시하고, 정비사업 과정에서 설계를 변경하는 게 다반사다. 이 경우 조합과의 마찰로 재건축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설계 변경 과정에서 공사비 문제로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합원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리스크가 큰 혁신안보다 특화안에 중점을 둔 설계진행이 효율적이다”고 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