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내년 경제성장률 1%대로↓" 미래硏, 초저성장 추락 경고

내년 성장률 1%대로 추락”… 미래硏 경고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낸 김광두 서강대 교수가 이끄는 국가미래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뚝 떨어진 후 내년에는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 경제 부진과 수출 감소, 가계부채 부담 등이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성장 속도가 연간 1%에도 못 미치는 초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울한 진단이다. 미래연은 2일 발표한 ‘2019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2.2%, 내년에는 1.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보다 올해는 0.2~0.3%포인트, 내년은 0.6~0.7%포인트 낮은 수치다.

미래연은 지난해 2.8%였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는 2.1%, 내년에는 1.8%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의 가계소득 증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낮은 성장률과 가계원리금 상환 부담, 승용차 판매 부진 등으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예상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수출 및 투자 부진→성장률 저하→가계의 실질구매력 감소→소비 부진’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캐치프레이즈인 소득주도 성장이 약발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경기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5.2%, 내년 -4.0% 등으로 고꾸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부진과 중국 경기 하강,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 등이 기업의 투자 여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 경제를 홀로 이끌었던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석유화학 부문의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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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무역 위축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연은 글로벌 경제 위축과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영향으로 지난해 7.8% 고성장하며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이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5.9%, 3.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와 소비 감소는 고용에도 타격을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고용쇼크의 반사효과(기저효과)로 신규 취업자 수가 올해 다소 증가하겠지만 실업률은 지난해 3.8%에서 올해 4.3%로 급상승할 것으로 미래연은 추정했다.

보고서를 총괄한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비·투자·수출 등 경제의 모든 부분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전망조차 상당히 낙관적이라는 게 미래연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추경안이 이달 통과되더라도 성장률 제고 효과는 0.1%포인트 정도에 불과한 반면 미중 무역분쟁은 막대한 타격을 입힐 대형 악재”라고 말했다.

미래연은 미중 무역분쟁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경우 경제성장률을 올해는 0.2~0.8%포인트, 내년에는 0.14~0.7%포인트 깎아 먹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미중 갈등이 해결되지 못할 경우 우리 성장률은 좋게 봐도 올해 2.0%, 내년에는 1.7%에 머물 것으로 분석되며 비관적으로 보면 올해 1%대 후반, 내년 1%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사실상 불황 국면에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단기 일자리 등 복지 부문보다는 생산성 제고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산업 분야 연구개발(R&D), 창업 활성화, 베이비부머 등 은퇴세대에 대한 교육 확대 등 당장 효과는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부문에 과감히 돈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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