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 사우디가 소집한 OIC회의…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불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에 불참해 눈길을 끌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OIC 회원국인 터키는 사우디가 소집한 이번 정상회의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대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을 보냈다.


OIC는 지난 1969년 창설된 이슬람 국가들의 국제기구로 중동·지중해·중앙아시아·발칸반도·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의 57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OIC 회원국들은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정상회의를 열어 이스라엘 편을 드는 미국의 중동정책을 비판하고 이란 배후설이 나오는 최근 사우디 유조선 및 송유시설 피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이슬람 국제기구 외면 이유는

카슈끄지 사건’ 비판해온 터키

항의 차원서 외무장관 보낸 듯


에르도안 대통령이 별다른 사유 없이 이번 정상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사우디 기자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에 체류하며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거침없이 비판한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이스탄불에 있는 자국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 요원들에게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

터키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칼럼을 게재해왔다는 점에서 살해 지시 ‘윗선’으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의심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왕세자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우디 최고위층에서 살해 명령이 내려졌다고 비난한 바 있다. 터키 당국은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 정보요원으로 의심되는 2명을 붙잡아 카슈끄지 사건 관련성을 조사했다.

사우디 정부는 애초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사건 현장 음성 파일 등 증거들이 나오면서 말을 바꿨고 사우디 검찰은 자국인 11명을 기소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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