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6·12 1주년 앞두고 美이어 南 압박나선 北 "외세의존병 버려라"

노동신문 "외세추종, 종착점은 파멸"

北 외화수급 어려움 타개 노린 듯

VOA "北 불법환적 의심선박 활동"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지난 3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4일 보도했다./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지난 3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4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역사적인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데 이어 민족공조를 강조하며 남측에 대한 압박에도 들어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외세추종은 민족의 이익을 해치는 길’이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외세추종의 종착점은 파멸”이라며 “온갖 화난의 근원인 외세의존병을 털어버릴 때가 됐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민족자주, 민족공조가 북남관계발전의 추동력이고 조국 통일문제 해결의 근본 방도라면 외세추종, 외세공조는 북남관계를 해치는 독약이고 평화와 번영, 통일의 장애물”이라며 “대북정책 공조라는 것은 북남관계 개선에 나서지 못하게 각방으로 간섭하고 압력을 가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의 여론전이 다시 활발해진 것은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인 외화수급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가에서는 이례적으로 유엔에서 기자회견까지 여는 등 북한이 미국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에 강력하게 반발한 이유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치자금에 대한 직접위협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한산 석탄 수출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받는 북한 선박 ‘운봉2호’의 최근 항적./자료제공=마린트래픽(MarineTraffic)북한산 석탄 수출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받는 북한 선박 ‘운봉2호’의 최근 항적./자료제공=마린트래픽(MarineTraffic)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선박을 이용해 주력 수출 품목인 석탄을 비롯한 광물을 운반해 외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했음에도 북한은 석탄 수출을 위해 선박 운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선박 추적시스템인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을 통해 미 재무부가 북한산 석탄 수출 의심 선박 33척 중 10척이 최근까지 활동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들 선박은 북한과 중국 사이를 오가고 러시아에도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남측에 자주성을 강조한 것도 단순 식량지원이 아닌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15일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개성공단 건물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파주=연합뉴스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15일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개성공단 건물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파주=연합뉴스


노동신문은 “북남관계문제에 대한 외세의 간섭을 단호히 배격하고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치고 공조하여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길을 주동적으로 개척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남북 경협 재개를 촉구했다. 대남 선전매체 메아리도 이날 ‘하나의 행동이 열백마디 말보다 낫다’ 제목의 기사에서 남북 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이유가 “말로만 ‘남북선언들을 이행할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떠들고 실지 행동에서는 그 누구의 눈치만 보며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남조선 당국의 우유부단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메아리는 “실천이 없는 맹세는 의미가 없다”면서 “지금은 귀맛 좋은 열백마디 말치레보다 북남선언들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결심과 의지를 실천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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