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한라산 올래’(17.5도)보다 도수를 낮춘 17도짜리 ‘한라산17’로 저도수 시장을 선점할 계획입니다. 지난해에는 신공장을 세우면서 손실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다시 흑자 전환할 것입니다”.
5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제주청정소주 ‘한라산17’ 시음회에서 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는 신제품 출시 배경과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라산소주는 저도수 트렌드에 맞춰 기존 한라산 올래의 도수를 0.5도 낮춘 이번 신제품을 출시했다. 한라산17을 내놓으면서 한라산 올래는 생산을 중단했다.
한라산17은 ‘청정’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100% 제주 화산암반수를 사용하고 한라산 800m 이상 지대에서 자생하는 조릿대 숯을 활용한 정제공법으로 만들었다. 제주조릿대 잎을 건조, 로스팅해 얻어진 제주조릿대 잎차를 물과 일정비율로 혼합하고 고온에서 추출한 침출액을 첨가하면 더 순하고 목넘김이 부드러운 소주가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한라산소주 관계자는 “제주 조릿대는 한라산 해발 1,400m 이상 지역의 88.3%를, 한라산국립공원의 95.3%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나 한라산의 고유식물과 희귀 식물을 사라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한라산소주는 제주 향토기업으로서 조릿대 숯과 침출액을 사용해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17은 녹색병 대신 투명 병을 사용해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현 대표는 “녹색 병과 한눈에 차별화하는 동시에 청정 가치를 담기 위해 투명 병을 선택했다”며 “한라산 이미지와 함께 숫자 17 옆에 한라산의 상징적 동물인 백록을 새겨넣어 순환과 풍요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라산17 출시와 함께 21도짜리 한라산 제품명도 바꿨다. 현 대표는 “한라산 소주는 도수가 높다는 소비자 인식이 있는데 이를 깨기 위해 한라산 오리지널의 네이밍을 ‘한라산21’로 바꿔 숫자로 부를 수 있게끔 했다”고 말했다.
한라산17의 출고가는 375㎖ 기준 1,524원이며 한라산21은 1,629원으로 책정됐다. 360㎖기준으로는 17도가 1,081원, 21도가 1,186원이다.
한라산소주는 현재 전국 소주 시장의 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90%에 육박하던 제주도 내 점유율은 다양한 소주 제품의 출시로 54%로 떨어졌다. 한라산소주는 이번 신제품을 앞세워 내륙 제주도를 넘는 ‘전국구’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현 대표는 “2017년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공개한 국내 소비자 대상 소주브랜드 빅 데이터 평판에서 대기업을 누르고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브랜드 선호도가 좋은 편”이라며 “최근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라산17’과 경쟁사 제품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60대 39로 한라산 17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평가됐다”며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기업의 성장을 지역상생으로 이어가는 것이 향토기업이 걸어가야 하는 길이기 때문에 한라산17을 통해 더욱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