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최대의 상륙작전이자 제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바꾼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총 16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영국 포츠머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 행사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이들 외에도 호주·벨기에·체코·룩셈부르크·네덜란드·노르웨이·폴란드 총리와 그리스 대통령, 뉴질랜드 총독, 슬로바키아 부총리, 주영덴마크 대사 등 16개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인사들이 포츠머스에 집결했다.
AFP통신은 영국에 이 정도로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모인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포츠머스는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의 주요 출발지 중 한 곳으로 영국 정부는 올해 이곳에서 성대한 기념식을 준비해왔다. 영국군 4,000여명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300여명, 영국 공군기 26대, 영국 해군 함정 11척 등이 동원됐다.
기념식은 참전용사들의 증언과 영국 공군의 에어쇼, 2차 세계대전 관련 연극과 라이브 공연 등으로 진행됐으며, 각국 정상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자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 마지막 행사가 될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자신과 같은 전시 세대가 (75주년 행사가 다시 열린)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발발 당시 여왕은 13세였다. 여왕은 “75년 전 수십만명의 병사와 선원, 항공병이 자유를 위해 이 해안을 떠났고, 많은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못했다”면서 “이들의 용기와 희생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다. 나라와 전체 자유 세계를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또 노르망디 상륙일인 ‘디데이’(D-DAY)와 관련 있는 문건들을 낭독했다. 메이 총리는 노르망디 상륙을 기다리던 노먼 스키너 대위가 1944년 6월 3일 아내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편지를 읽기 전 “우리나라를 대신해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디데이’를 앞두고 1944년 6월 6일 당시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라디오를 통해 읽었던 기도문을 낭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낭독 모습 뒤로 미국 국기와 루스벨트 대통령의 이미지가 펼쳐졌다.
이 행사는 지난 3일부터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의 마지막 일정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한 뒤 디데이 당일인 6일에는 노르망디의 오마하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미군 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오마하 해변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미군이 대규모 사상자를 낸 격전지다.
메이 총리와 트뤼도 총리,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노르망디를 방문한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군이 상륙한 주노 해변을 방문하며, 마크롱 대통령은 유타·오마하·골드·주노·소드 해변 등 노르망디 전역을 옮겨 다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