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기존에 앓고 있던 질병이 있었다면 치료비를 산정할 때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6일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교통사고를 당한 강모 씨가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 보냈다고 6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 2007년 반포대교 지점에서 다른 승용차에 들이받히는 사고를 당해 한 달 간 입원했다. 통증이 계속되다가 2009년 희귀질환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진단을 받은 강씨는 가해차량의 보험사인 삼성화재를 상대로 8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해당 교통사고로 CRPS 후유장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와 강씨의 노동능력상실률 평가 방법이 적절한지, 강씨의 기왕증(과거에 앓고 있던 질병)이 어느 정도로 손해배상에 고려돼야 하는지 등이 쟁점이 됐다.
1·2심은 사고로 인해 후유장해가 발생했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을 인정했다. 다만 CRPS 발병과 이에 따른 신체기능장애율 산정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기왕증과 관련해서도 원심 판결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원심에서는 기왕증을 책임제한 사유로 참작해 치료비 산정에 고려하지 않았다. 반면 대법원은 “원고의 기왕증을 책임제한 사유로만 참작할 것이 아니라 치료비에 관해서도 기왕증이 기여한 정도를 심리한 다음 나머지를 손해로 인정했어야 한다”고 보고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