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CJ, 'K컬처밸리' 자체호텔 백지화…한류 색깔도 확 뺀다

CJ(001040)그룹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에 건설 중인 ‘K컬처밸리(CJ문화산업단지)’의 자체 브랜드 호텔 사업을 백지화했다. 또 한류 콘텐츠 중심의 테마파크를 없애는 대신 공공성을 강화한 오픈형 콘텐츠파크를 대폭 확대, 조성한다. 사업성과에 대한 의문과 재무적 부담이 이유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K컬처밸리 내에 추진하던 자체 호텔 사업을 중단했다. 관련 업무를 하던 CJ ENM 내의 태스크포스(TF)도 해체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련 업무에 종사했던 전문가들이 뿔뿔이 흩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지난 2016년부터 일산동의 30만㎡ 부지에 1조4,000억원을 투입해 △한류 콘텐츠 중심의 최첨단 테마파크 △국내 최대 규모인 융복합공연장 △호텔 및 상업시설 조성을 추진했다. CJ그룹은 3,000억원 이상을 투입, 310실 규모의 최고급 부티크호텔 건립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왔다. IB 업계 관계자는 “개발사업이 장기간 표류한데다 재무부담마저 커진 상황에 자체 호텔을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K컬처밸리 ‘CJ라이브시티’로 바꿔

BCG “기존사업 재무부담 커”

테마파크→콘텐츠파크로 확대 개편

연내 착공해도 2024년 개장할듯


CJ그룹은 자체 호텔 사업 중단뿐 아니라 K컬처밸리 사업에서 한류 색깔도 뺀다. 한류 콘텐츠를 최첨단 기술로 구현하려 했던 테마파크는 없애고 대신 누구나 입장료 없이 들어올 수 있는 콘텐츠파크를 조성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원스톱으로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체험 프로그램을 늘리고 콘텐츠 기반의 놀이시설·상업시설이 구성된 놀이공간, 한류천 수변공원 등이 들어선다. K컬처밸리의 이름을 ‘CJ라이브시티’로 바꾼 것 역시 한류 색깔을 빼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테마파크 대신 공연장을 기존보다 확대해 공연 수입으로 이익을 내겠다는 복안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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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자문을 받았다. BCG는 기존 사업으로는 K컬처밸리 지분 90%를 가진 CJ ENM에 장기적으로 큰 재무적 부담을 줄 것이라며 한류 테마파크를 축소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계획이 달라지면서 완공 시기도 2024년으로 늦어진다. 당초 호텔과 복합공연장은 2020년 말 완공해 1차 개장하고 테마파크 등을 중심으로 2021년에 대대적으로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CJ라이브시티로 4월 초 새롭게 제출한 사업계획이 경기도의 승인을 받고 연내 착공되더라도 2024년에야 문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K컬처밸리는 융복합공연장 부분이 2016년 8월 공사를 시작해 지하골조 공사가 20%가량 진행됐다. 하지만 현재 2년 가까이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K컬처밸리는 지난해에도 174억원의 손실을 냈다.

한편 CJ 관계자는 “아직 호텔을 자체 브랜드로 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호텔 개장 시기인 2024년까지 아직 시간이 많아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김민석기자 theone@sedaily.com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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