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보다 그가 퇴임 이후 교도소에 있기를 원한다고 발언해 당내에서 일고 있는 대통령 탄핵론에 재차 선을 그었다.
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일 밤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과 회동해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이 대통령 탄핵 절차에 나설 것을 촉구하자 “그가 탄핵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나는 그가 감옥에 있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탄핵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020년 대선에서 패한 뒤 그의 혐의로 기소되는 것을 선호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이 물러나면서 후속 조치에 대한 논의를 의회로 넘긴 후 민주당에서는 탄핵론이 재점화됐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한 구도에서 탄핵이 성사될 가능성이 작은데다 자칫 대선 전 트럼프 지지층의 결집 등 역풍이 우려된다며 탄핵론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회동에서 탄핵 논의와 관련해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과 리처드 닐 세입위원장은 탄핵심리가 열리면 민주당은 대통령을 탄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 커밍스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은 펠로시 의장 편을 들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변인은 이번 회동과 관련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놓고 이르면 다음주부터 뮬러 보고서에서 드러난 대통령의 부패와 권력 남용에 대처하기 위한 공격적인 청문회와 입법 전략을 계속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탄핵론을 놓고 민주당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그들은 곤경에 빠졌다면서 펠로시 하원의장을 “재앙”이라고 공격했다. 또 뮬러 특검이 지난달 29일 물러나면서 성명을 통해 수사 결과를 밝힌 것과 관련해 “그는 그처럼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