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의 원조회사인 미국 앨러간은 물론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 등 국내 기업들은 미용 뿐 아니라 치료 목적의 적응증을 잇따라 추가하며 시장 확대를 모색하는 중이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최근 자체 개발 보툴리눔톡신 ‘메디톡신’의 눈가주름 적응증을 추가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 이로써 메디톡신은 기존에 허가받은 눈꺼풀경련, 첨족기형(소아뇌성마비 환자의 까치발기형), 미간주름, 뇌졸중 관련 근육경직과 함께 국내 개발 보툴리눔톡신 중 가장 많은 5개의 사용 범위를 인정받았다.
휴젤의 보툴렉스 역시 눈꺼풀경련, 미간주름, 첨족기형, 뇌졸중 관련 근육경직 등 4개의 적응증을 인정받았고,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미간주름, 근육경직, 눈가주름 등 3개의 적응증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보툴리눔톡신 중 가장 많은 적응증을 보유한 제품은 미국 앨러간의 ‘보톡스’다. 오리지널 격인 ‘보톡스’는 사시 및 눈꺼풀경련, 첨족기형, 목근육긴장이상, 겨드랑이다한증, 뇌졸중 관련 근육경직, 미간주름, 만성 편두통, 방광기능장애, 눈가주름과 미간주름 동시치료 등 10개의 치료영역을 갖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국내보다 더 많은 14개의 질환을 보톡스로 치료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보툴리눔톡신은 미국 등 해외에서 뇌성마비, 다한증, 두통 등 질병 치료 목적으로도 종종 사용한다. 최근에는 암세포와 연결된 신경을 차단해 초기 위암을 치료하는 항암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30여개 정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보톡스가 정제 기술의 발달로 향후 100개 이상의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사용량의 90%는 미용 목적이다. 하지만 미국 등에서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60%가 치료 목적이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대달 리서치는 2021년 세계 보툴리눔톡신 시장 규모가 59억달러(약 7조원)에 달할 것이며 이중 약 55%인 32억달러(약 3조8,000억원)를 치료용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적응증 추가를 위해 활발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메디톡신은 목근육긴장이상, 방광기능장애, 만성 편두통, 겨드랑이다한증, 사각턱(양성교근비대) 등 영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휴젤은 보툴렉스의 눈가주름, 목근육긴장이상 등의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해 나섰고 대웅제약은 사각턱, 눈꺼풀경련 등으로 나보타의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