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S-스토리] 젊어진 '이랜드'…외식·패션사업 부활 날갯짓

메뉴 가짓수 2배 늘린 '역발상'

올 외식산업 전부문 흑자 기대

젊은 조직·현장형 경영 힘입어

패션분야 영업익 1년새 3배 급증

中, 알짜점포 제외 폐점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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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말 화려한 새 단장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 ‘애슐리 W+ 뉴코아 부천점’. 주말 저녁 기준 2만5,000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200여가지의 다양한 메뉴와 소고기 스테이크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에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입장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은 이랜드가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외식사업 효율화 작업이 적용된 사례다. 경기 불황과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외식시장의 침체 속에서 오히려 이랜드는 가격을 올리는 대신 메뉴의 가짓수를 2배 늘리는 ‘역발상’을 택했고 그 선택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외식사업의 부활로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가 한때 위기에 내몰렸던 패션·외식 사업을 중심으로 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패션·외식 사업이 잇따라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중국에서도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는 무엇보다 현장을 중시하는 젊은 리더십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택과 집중으로 다시 우뚝 서는 외식사업=2017년만 해도 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지난해 8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의미하는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21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40% 넘게 상승했다. 이 같은 부활을 이끈 것은 지난해 2,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다. 애슐리는 외식 명가인 CJ푸드빌이 운영하던 ‘빕스’나 ‘계절밥상’ 매장이 폐점한 자리를 빠르게 메우고 있다. 계절밥상이 2년도 채우지 못하고 폐점한 롯데 피트인 산본점은 4월 애슐리가 입점한 후 주말 고객만 1,300명에 이를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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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외식사업의 부활은 2017년부터 실적이 부진한 매장은 폐점하는 대신 장사가 잘되는 매장은 업그레이드하는 등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이랜드는 “중앙 키친시스템에 투자해 품질을 개선하고 1년에 6차례 이상 메인 메뉴를 바꾸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는 이랜드 외식사업부의 모든 브랜드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는 호텔과 레저·외식 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파크에서 외식사업부만 따로 분리한 전문회사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미운오리서 백조로 거듭나는 패션·중국사업=유통·외식과 함께 이랜드의 중심축이던 패션 사업에서도 영업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랜드의 패션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월드는 2017년 805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370억원으로 1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랜드의 고민거리이던 이랜드리테일의 중국 유통사업은 올해 초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지 7곳의 NC백화점 매장 가운데 베이징과 상하이 등 3곳의 알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매장을 모두 정리하는 강수를 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이랜드는 한때 8,000개가 넘던 중국 내 유통매장을 5,000여개로 줄이는 등의 군살 빼기 작업에 나섰다. 대신 알리바바 등 e커머스 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늘려가며 주요 브랜드들을 메가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하는 ‘이랜드’와 ‘스코필드’의 경우 지난해 각각 3,000억원과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코필드 재킷 하나가 70만원에 판매될 정도로 철저한 ‘고가 전략’을 취하면서 알짜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김일규 이랜드월드 대표는 “중국 사업이 한때 정점을 찍었을 때는 이랜드 전체 영업이익의 50%가 중국에서 나오기도 했다”며 “국내에서는 합리적 가격 정책, 중국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을 사용하는 ‘투트랙’으로 지속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 부활을 이끄는 젊은 조직의 힘=이랜드 부활의 원동력으로는 젊은 조직을 토대로 현장에서 답을 찾는 리더십이 꼽힌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대표를 맡고 있는 김완식 본부장은 올해로 만 35세다. 지난해 취임한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도 취임 당시 만 39세의 나이로 ‘파격 인사’라는 화제를 낳았다. 이들이 이끄는 젊은 조직이 이랜드의 외식·패션 사업의 부활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패션 전 브랜드를 흑자 전환시킨 이랜드월드의 임직원 평균 연령은 30대 초반으로 가장 젊은 조직으로 평가받는 e커머스 업계와 비슷하다. 이랜드는 식품·캐릭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상품을 내놓으며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지워나갔다. 여기에 현장형 조직이 더해지니 덩치가 큰 패션 대기업도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SPA 브랜드 ‘스파오’는 현장에서 파악한 정보를 빠르게 제품화할 수 있도록 디자이너·기획·생산과 마케팅·인사, 점포 등으로 나눈 ‘셀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타깃 연령층도 점차 낮추고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여성복 브랜드 ‘로엠’은 론칭 당시 20대 중후반을 공략했다가 이제는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고객층을 낮췄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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