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개국 순방을 ‘천렵질’이라고 논평한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에 대해 “그분도 역시 청와대 대변인이셨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맡아 대통령 순방 시스템과 일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민 대변인의 막무가내식 논평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 대변인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 내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제 밤부터 참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대변인은 “대변인은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 자신이 대변하는 곳을 대신 말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의 발언이 곧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인 만큼,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야 한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고 대변인은 “저의 말 한마디도 굉장히 신중하게 단어를 선정하고 매 순간 기자님들 앞에 나선다”며 “그 분도 역시 그러한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대통령 순방의 숨가쁜 일정과 관련해선 “저희의 공식 일정은 오늘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늘 저녁 9시 반에 끝날 예정이다”며 “이동하는 시간, 자료를 준비하는 시간까지 합친다면 아침 대략 7시부터 저녁 10시, 11시까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모든 순방은 숨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만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두고 “국민 정서 비(非) 공감의 태도로 나 홀로 속편한 현실도피에 나섰다“며 ”불쏘시개 지펴 집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 대로 달궈놓고는 천렵(川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표현했다.
/헬싱키=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