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사회적 물의를 빚은 ‘물컵 갑질’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 취임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한진그룹이 주주 가치를 훼손시킨 인물을 복귀시키는 것은 책임경영에 반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KCGI는 보토자료를 통해 “기업 가치를 크게 훼손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전력이 있는 조현민 전무가 그룹에 복귀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4월 조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태 이후 6개월간 한진칼을 비롯한 한진그룹 상장사 5곳의 시가총액은 20% 폭락했다”며 “조 전무의 일탈행위로 피해는 고스란히 한진그룹 주주들에게 돌아갔고 한진그룹 임직원의 사기 저하와 그룹의 이미지 저하로 인한 손실은 숫자로 환산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CGI는 이어 조 전무에 대해 ‘미합중국인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 한국명 조현민)’이라고 칭하면서 “미국 국적자인 조 전무의 불법 등기임원 문제로 한진그룹은 2018년 항공사업 면허취소 위기까지 몰렸고, 5월2일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한 중국 운수권 추가 배분을 받지 못하는 등 지금까지도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이어 “이번에 조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조 전무의 경영 복귀와 관련해 한진칼의 이사회가 어떤 역할을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을 이어갔다.
KCGI는 또 “조 전무는 신사업 개발 및 그룹 사회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 역할을 맡는다고 하는데, CMO 역할을 맡을 인재는 한진그룹 내외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음에도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굳이 조 전무를 선임한 배경이 의아하다”며 “한진칼 이사들은 자신들이 회사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주주들에 의해 선임되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아직도 오로지 대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회사의 이익을 침해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KCGI는 한진칼 이사들을 상대로 ‘조현민 전무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진에어 등 한진칼 보유 계열회사의 주가 폭락 등으로 인한 피해에 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 ‘조현민 전무의 재선임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 및 재선임에 있어서 이사회의 역할’, ‘한진칼에서 조현민 전무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 기준’ 등을 묻는 공식 서한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