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손해보험사가 출시한 종합보험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암이나 뇌혈관질환·허혈성심장질환 등의 병력이 있는 50~69세도 가입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췄는데 문제는 유병자에 대한 보험료 할증까지 없앴다는 점이다. 보험료 할증을 통해 손해율을 관리해야 하는데 시장 선점 욕심에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너무 나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손보사는 90세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종합보험도 잇따라 출시했다. 90세까지 가입 가능 연령을 높인 종합보험은 이 상품이 유일하다. 보장 금액도 파격적이다. 내수시장 포화와 고령화 추세에 맞춘 틈새시장 공략이라지만, 장기 리스크 가능성과 과열경쟁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병자나 고령자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져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제한된 시장을 놓고 업계가 과열경쟁에 내몰려 장기적으로 손해율이 오르고 보험사 실적이 악화돼 건전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에는 나중에 가입하는 보험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임기 2~3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단기 실적에 내몰리고 있는 것도 ‘무리한 상품’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보험업계 공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보험산업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