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에게는 솔비로 유명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로마공주’라고 불리는 미술관 언니랍니다.”
화가 권지안은 자신이 운영하는 동영상 페이지 ‘솔비타임즈’를 통해 미술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어린이 미술교육을 목적으로 공동제작한 ‘로마공주의 수상한 미술관’은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다. 어렵지 않은 단어들로 자신이 직접 다녀온 해외 미술관과 작가 작업실을 소개했다. 프랑스에 있는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과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업실, 스페인 안토니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같은 명소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미술관과 명작에 대한 것도 좋아하지만 요즘은 뜻밖에도 제가 직접 핑거페인팅하는 영상이 인기더군요. 몇 십 분씩 손가락으로 탁탁탁 물감을 치고 바르는 소리뿐인데 귀 기울여 집중하더라고요. 요즘 관심이 높은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처럼 그림 그리는 소리가 마음의 안정을 주나 봐요. 보다가 잠드는 아이도 있고 자기 전에 꼭 보여달라는 아이도 있다더라고요.”
권씨가 미술로 이루고 싶은 꿈은 소통이요, 자신이 그랬듯 공감과 치유를 나누고자 한다. 그 대상은 연예인 동료부터 일반인까지로 세상 전체를 아우르고 싶다.
권씨는 “아이돌그룹 멤버들을 초대해 그림을 그린 적 있는데, 예를 들어 마이틴의 멤버 한슬은 색으로 자신의 장단점을 표현했고 자신의 꿈을 그려 손톱으로 긁기도 했다”면서 “연습만 하며 사는 아이돌 후배들과 그림을 같이 그리면서 내가 터득한 치유방법을 알려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반인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참가신청을 받는다. 장흥의 카페 겸 작업실에서 모여 커다란 캔버스를 무대 삼아 각자 손발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그는 “방법 자체가 원초적이고 유치하지만 다들 재밌어하고 즐겁게 참여한다”면서 “예술을 매개로 사람들과 고민상담도 하고 함께 그림을 그리다 보면 모르는 사람들도 금세 친해진다”고 얘기했다.
“대화를 나누기 위해 차 한잔 마시며, 소주 한잔 기울이며 분위기를 풀 수 있지만 미술을 함께하며 얘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마음 깊은 곳의 사연부터 세계관까지 끄집어낼 수 있어요. 놀라운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미술을 통한 나눔과 봉사는 앞으로도 계속할 것입니다.”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