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애초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한축구협회 차원의 대규모 거리응원이 돌연 취소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축구협회 측에서 돌연 광화문광장 거리응원을 취소한다고 밝혀왔다”며 “구체적인 취소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적 이유에 따른 충돌을 우려해서가 아닐까 짐작한다”고 밝혔다. 축협은 현재 서울 내 다른 장소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화문 응원전이 무산된 것에 대해 한 시민은 “최근 광화문광장이 지나치게 정치화된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결국 이 같은 이유로 대규모 축구 응원전도 무산돼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U-20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6일 오전1시(현지시각 15일 오후6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폴란드 우츠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대단위 거리응원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서울의 경우 자치구 중심으로 곳곳에서 거리응원전이 펼쳐진다. 서초구는 15일 오후10시부터 강남역 9·10번 출구 인근 ‘바람의언덕’에 거리응원 자리를 마련한다. 강동구는 구청 앞 ‘열린뜰 잔디광장’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구민들을 맞을 예정이다. 구로구 역시 신도림 오페라하우스에서 푸드트럭, 밴드 공연, 치어리더 응원단을 대동해 대규모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지역 외에서도 다양한 단체응원이 진행된다. 광주에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에 대형 전광판이 설치돼 시 차원의 대규모 거리응원이 펼쳐질 예정이다.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는 경기 시작 4시간 전인 15일 오후9시께부터 일찍이 응원 열기를 끌어올릴 모양새다. 제주도청은 제주종합경기장과 서귀포월드컵경기장 두 곳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시민 응원단을 맞을 방침이다. 이외에도 세종·인천·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거리응원이 예고돼 있다.
실외뿐 아니라 스포츠펍·영화관 등 실내공간에서도 대규모 거리응원 못지않은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펍들이 즐비한 서울 연남동 일대는 중요 축구경기가 열릴 때마다 축구 팬들이 찾는 ‘축구 성지’다. 이달 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보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리기도 했던 이 일대 스포츠펍들은 결승 당일 손님을 맞을 채비에 벌써부터 분주한 모습이다. 결승날 대형스크린을 내걸 예정인 마포구의 한 스포츠펍 사장 조승훈씨는 “사실 이 정도 선전을 예상하지 못해 결승날 다른 일정을 예정해뒀다”면서도 “이왕 이렇게 된 거 반드시 우승을 목격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붉은 티셔츠를 입고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향하는 시민들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결승을 맞아 전국 상영관에서 경기를 생중계할 방침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다”며 “상영관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역대급’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관련 상품들도 불티나게 팔린다. 서울 마포구에서 각종 축구 유니폼을 판매하는 업체 관계자는 “U-20 경기 이후로 이강인 선수 셔츠는 인기가 높아져 얼마 전에 들여온 20장도 하루 만에 다 나갔다”며 “오늘도 매장에는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는 등 20세 이하 대표들을 향한 높은 관심을 실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