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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점유율 '절반 고지' 도전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네팔리'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가 처음 등장했을 때 시장의 평가는 싸늘했다.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처럼 오리지널 의약품과 성분과 효능이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의료진은 물론 환자도 처방을 주저했다. 하지만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꿰차면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을 추월하는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가 유럽 시장에서 매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 3년 만에 경쟁 바이오시밀러를 제치고 독보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연내 점유율 50%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을 넘어서는 것은 베네팔리가 전 세계 두번째다. 앞서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출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2017년 4·4분기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존슨앤드존슨 ‘레미케이드’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현재 램시마의 유럽 점유율은 60%에 육박한다. 다만 점유율 50%를 넘기까지 램시마가 5년이 걸렸다는 점에서 베네팔리의 경쟁력이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베네팔리는 올 1·4분기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기록했다. 지난해 4·4분기 38%에서 점유율을 2%p 끌어올리며 오리지널 의약품인 화이자의 ‘엔브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베네팔리는 지난 2016년 1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세계 첫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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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 5개국을 뜻하는 이른바 ‘유럽 빅5’(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서의 성장세는 더욱 눈에 띈다. 유럽 빅5가 바이오시밀러 도입에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베네팔리의 점유율은 올 1·4분기 45%로 늘었다. 가장 먼저 출시한 영국은 점유율 73%를 기록했고 독일(48%)과 이탈리아(43%)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베네팔리가 연내에 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하고 엔브렐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품질을 갖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팽창하면서 베네팔리가 톡톡히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유럽이 국가 차원에서 의약품 공공입찰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베네팔리가 승승장구를 이어가면서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1·4분기 창사 후 처음으로 3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베네팔리의 유럽 누적 매출이 10억8,060만달러(약 1조2,800억원)를 기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4월에는 ‘에티코보’라는 제품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까지 획득해 올 하반기에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가 선진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을 넘어서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며 “국산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신뢰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후속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세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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