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추천제 2호 추진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좌초됐다. 부실 기업의 상장폐지가 늘어나면서 기술력은 높지만 실적이 부진한 초기 기업에 대한 당국의 눈높이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상장 심사위원회를 열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했는데 최종적으로 불승인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상장 심의위원회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성장성 추천제 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주인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 역시 “성장성 추천제를 통한 상장은 어렵게 돼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사 측은 상장 추진에 대한 최종 입장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이다.
성장성 추천제 2호 기업의 상장 불발은 기술력은 있지만 사업성과 실적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1년 카이스트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해 서비스, 의료 로봇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 관련 기술은 훌륭하지만 아직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억5,413만원. 순손실 32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아직 사업보다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해에도 기술성 특례상장 예비심사를 추진했다가 자진철회 했다. 기술성 특례 제도를 통해서도 상장이 쉽지 않자 성장성 추천제로 방향을 바꿨다. 성장성 추천제 상장은 상장 주관사가 투자자 손실부담(풋백옵셥)을 가져가는 제도다. 이 방식으로 바이오 기업 셀리버리가 올 초 첫 기업공개를 진행했다.
기술력이 있는 로봇 기업이 지난해와 올해 상장 실패를 한 것은 거래소와 금융위원회의 기업공개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회계감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참여자에 역할을 부여해 감독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에 상장 책임을 더 무겁게 지운다는 평가다.
이에 상장을 준비 중인 유망 스타트업도 우려하는 눈치다. VC 업계 관계자는 “장외에서 벤처캐피탈(VC)들이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규모는 점점 증가하는데 상장이 어려워지고 있어 투자금 회수가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