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실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를 올 하반기까지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대체지표 금리를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시장금리와 따로 노는 대출금리를 개선하는 목적도 있지만 영국 등 국제적으로도 지표금리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요구가 큰 만큼 새로운 대체지표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최근 ‘지표금리 개선 추진단’의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다. CD금리는 지난 2010년부터 코픽스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금리로 사용되면서 가계대출 부문에서는 영향력이 줄었지만 기업대출과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여전히 지표금리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CD금리를 기준으로 이뤄진 금융거래는 5,000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CD금리는 발행 시장 규모가 작고 호가 기반으로 산정된다는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지표금리로서 대표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당국은 올 하반기 안에 금리 산출 방식을 호가에서 실거래 기반으로 바꾸는 내용의 CD 금리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내년 6월을 목표로 새로운 대체 지표금리도 개발한다. 대체 지표금리 후보는 앞서 주요국들이 채택한 익일물 콜금리나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리보(LIBOR) 조작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금융거래의 지표금리를 호가에서 실거래 기반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추세다. 리보 해당국인 영국·유럽연합(EU)·일본 등은 풍부한 유동성 등을 고려해 무담보 익일물 콜금리를, 미국과 스위스는 RP 금리를 무위험 지표금리로 채택했다. 당국은 내년 6월 새 지표 금리를 선정한 후 오는 2021년 3월까지 공시할 방침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금융지표의 국제적 통용을 위해서는 지표금리 자체의 신뢰성을 높이고 국제적 정합성이 높은 대체 지표금리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면서 “2022년 이전까지 새로운 지표금리가 시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