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은 종이 위에 펜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고정관념을 깨버린다면 공간에도 드로잉을 할 수 있다. 대지 미술 작가로 불리는 앤디 골드워시는 꽃잎으로 차선을 그리고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모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현대미술은 예술가들의 전유물일까. 현대미술가 박원주 작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를 학생들이 이해하고 현실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강의가 열렸다. 19일 홍대사대부중에서 열린 ‘예술, 감상법 그리고 사용법’이다.
고인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린 강의를 맡은 현대미술가 박원주(사진)작가는 생활 속에서 예술적인 감각을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고인돌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프로젝트로 2013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중고등학교를 찾아가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40여개의 프로그램을 특별히 기획했다. 이날 강의는 마포평생학습관에서 지역학교에 인문학 강좌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됐다.
전문적인 예술기법을 알지 못해도 작품활동을 할 수 있을까. 강의를 듣는 내내 반신반의 하던 학생들은 학교 옥상 정원으로 올라가 간단한 준비물로 저마다의 예술감각을 살려냈다. 빨간색 플라스틱 빨대, 휴지, 별모양 스티커, 알파벳 스티커, 노끈, 종이컵 등이 오늘의 준비물이다. 학생들은 휴지에 스티커를 붙이고, 노끈을 내 걸고 별모양 스티커를 붙이면서 작업을 해 나갔다. 깔깔대며 웃으며 즐거워하던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색감을 이해하고 공간 속에서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강의에 참가한 학생들은 “혼자서 스티커를 붙이고 있으면 장난치는 정도에 불과했을텐데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주변의 사물을 모아서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흥미롭다”면서 “수업만 듣는 것 보다 직접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신나고 즐겁다”면서 활짝 웃었다. 총 3강으로 이루어진 이번 강좌는 1강. 그림 위에 그림, 그림 장난, 2강. 반반 그림, 3강. 글 :)그림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제 7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7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인문학의 기본 학문인 문학·역사·철학(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심리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