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그동안 주장해온 경제청문회와 관련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정도가 나오면 어떤 형식이든 좋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경제의 큰 틀과 방향은 경제부총리보다는 청와대가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경제 실정 낙인을 거두고 ‘경제토론회’로 한다면 검토가 가능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나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답변 과정에서 “그(인사청문회) 전에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서는 “잡초가 있는 꽃밭에 비료를 주면 나중에 더 힘들어진다”며 경제정책 기조 전환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예산에서) 3조원가량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데 굳이 추경을 들고 나와 논란을 일으키고 야당 탓을 하는 것 같다”며 “청와대가 조만간 추경 포기 선언을 할 것 같다”고 공세를 폈다. 올해 예산에 3조원의 예비비가 있는데 정부가 굳이 추경을 편성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우파 통합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우파가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통합”이라며 “바른미래당과 먼저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적극 노력하고 싶다. 대한애국당과는 자연스럽게 같이하게 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한국당은 이미 정통성을 잃은 정당”이라며 “어떻게 감히 통합을 이야기하느냐”고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진리에 입각해 권력 분산을 위한 정치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권력을 분산하는 권력구조 개헌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조연설에서 나 원내대표는 ‘자유’라는 단어를 스물두 번 언급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초강력 정부간섭정책으로 시장이 교란되고 일자리는 실종되고 있다”며 “자유만이 성장과 분배를 모두 성공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최저임금 급격 인상, 주52시간제 실시 등 시장을 규제하는 정책이 계속되자 반대되는 ‘자유’라는 단어를 본격 부각하고 나섰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광화문 장외투쟁에서의 ‘달창(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비속어)’ 발언에 대해 “달빛창문인가 해서 쓴 것으로, 나쁜 단어라는 것을 알면 사용했겠나”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