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성공창업, 상권을 보라] 대구 음식은 맛없다고?

정성휘 홍두당 대표

트렌드 민감한 미식의 도시

대구서 뜨면 전국서 통한다




여름이다. 본격적인 여름철로 들어서는 7월의 대구는 숨이 막힐 정도다.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신조어)’라는 우스갯소리도 생겨났다. 2016년에는 대구 가정집에 바나나가 열렸다고 한다. 대구시는 기온을 낮추기 위해 대구 시내에 1,000만 그루에 가까운 가로수를 심었다지만, 기온이 내려갔는지는 실감이 나질 않는다.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사업하고 있는 필자는 본격적으로 대구를 홍보하고 싶다. 다들 몰라도 너무 모른다. 여름하면 대구다. 7월의 대구에는 치맥 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에는 다음 달 17일부터 21일까지 두류공원 전역에서 열린다. 외국인을 포함해 100만명이나 몰린다. 이 기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물론 TV 프로그램에도 다수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여기서 궁금한 점. 왜 치맥 페스티벌이 대구에서 열릴까?

지난해 7월 음식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 출연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치킨과 대구에 관련해 “대구에서 예전에 닭을 많이 키웠고 일제강점기 때부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양계장이 있었다”며 “대구가 교통의 중심지여서 재료가 밖으로 나가기 쉽다”고 말했다. 요리연구가 홍신애씨는 한발 더 나아가 “치킨뿐만 아니라 새로운 콘셉트의 음식들을 대구에서 먼저 선보이고 성공하면 서울로 올려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렇단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치킨 브랜드 ‘멕시카나’와 ‘페리카나’, ‘교촌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도 대구에서 출발했다는 사실. 이외에도 ‘신전떡볶이’가 그렇고 ‘서가앤쿡’, ‘미즈컨테이너’, ‘대구근대골목단팥빵’ 등 대구에서 태어난 브랜드가 전국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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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대구는 서울과 경기에 이어 광역지자체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프랜차이즈산업이 발달해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주된 요인은 ‘트렌드 민감성’이라고 생각한다. 대구는 대규모 산업 시설 기반의 제조업보다 소비 중심의 서비스업이 발달했다. 서비스산업의 대표주자인 외식업이 성장한 이유다.

소비중심도시 대구의 유일한 핫스팟은 동성로. 여타 대도시의 도심이 몇 군데 분산된 점과는 다르다. 자연히 동성로는 외식업의 격전지가 됐다. 여기에서 살아남는다는 의미는 전국에서도 통한다는 말이다. 소비자의 욕망이 펄펄 끓기에 트렌드에 민감하다. 소비자의 입맛에 민감하고, 소비자가 많이 모이는 공간에 열광한다. 반대로 별로다 싶으면 가차 없이 고개를 돌린다. ‘대구 음식은 맛 없는 음식’이라는 인식은 발 없는 소문일 뿐이다. 오히려 ‘미식의 도시’나 ‘프랜차이즈의 인큐베이터’라고 불려야 맞다. 대구의 프랜차이즈 산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여름밤 치맥 페스티벌을 경험해 보고 싶거나 숨 막히는 더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고 싶은 분, 뜨거운 여름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릴 후추 맛 떡볶이의 독특한 매운맛을 맛보고 싶은 분들은 7월을 놓치지 말고 대구를 방문하시라.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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