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만 달러(1,164만원)를 돌파했다. 페이스북이 이르면 내년부터 암호화폐 ‘리브라’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1일 1만 달러를 돌파했고 22일 1만1,000달러도 넘어섰다. 이날 비트코인은 1만400~1만8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1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한때 2만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3,200달러까지 추락한 이후 랠리를 거듭하다 6개월 만에 1만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의 이같은 상승세는 무엇보다 페이스북의 시장 진출 발표 때문이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18일 이르면 내년 자사 메신저와 계열 서비스 왓츠앱 등에서 암호화폐 리브라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 등 20여 개 업체가 동참하기로 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공신력이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블록포스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데이비드 마틴은 “비트코인 랠리의 최대 요인은 페이스북이 리브라 세부 계획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지난 2월 미국의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가 기관계좌 간 즉각적인 거래 결제를 가능케 하는 자체 가상화폐 ‘JPM코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는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비트코인 거래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 랠리가 이어졌고 시장에서는 이를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보안성 문제가 여전하고 미 의회의 견제가 심해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홍콩 암호화폐 투자자인 존 패트릭 멀린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 신호들이 있지만 이 산업을 괴롭히는 부정적 이슈들도 여전히 많다”고 분석했다.